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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 타이밍 놓친 개미 vs '5만전자' 기다리는 개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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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5 16:36:52 수정 : 2022-06-15 16: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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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물가 쇼크·美 연준 금리 인상 악재
반도체 경기도 좋지 않다는 전망에 하락세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스1

“삼성전자 손절 타이밍을 이제는 놓친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30)씨는 월급이 들어올 때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삼전 개미’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친구의 권유로 투자를 시작한 김씨는 주가가 떨어져도 개의치 않고 투자했지만 최근 7만전자가 깨지고 이제 6만전자도 위협받자 고민이 커졌다. 김씨는 “어차피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보고 있어서 주가가 떨어지면 세일한다고 생각하고 사들였는데 이젠 손실이 너무 커져서 손절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보는 기대감 섞인 시선도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4만전자까지 떨어졌지만 금새 반등했던 것처럼 지금처럼 가격이 낮을 때 사둬야 수익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4)씨는 “평균단가가 7만원대였는데 주가가 떨어진 김에 많이 사두려고 한다”며 “5만전자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대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소액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전망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5만전자 추락 직전, 물가쇼크에 반도체 경기도 좋지 않아

 

15일 오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200원(1.94%) 내린 6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을 반영해 최근 7거래일째 내림새를 보이고 있고 사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3일 종가(7만8600원) 기준 469조2249원이었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59조9979억원으로 내려앉으며 반년 만에 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EPA연합뉴스

이는 최근 전세계 물가 쇼크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상태인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4~15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가 좋지않다는 전망도 하락세의 주된 요인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내년에도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6만원 선 붕괴도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5만원 대로 내려앉는다면 2020년 11월4일 5만8500원을 기록한 뒤 약 1년7개월 만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축소되면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바닥은 5만7000~6만1600원으로 형성되겠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5만3000원까지 일시적 추락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예상했다. 

 

◆개미들은 아직까지는 매수세, ‘줍줍’ 이어질까?

 

그러나 이같은 하락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을 ‘매수 타이밍’이라고 보는 듯하다. 전날 기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2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8000억원, 480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주가가 무섭게 떨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빚내서 투자하는 신용매수는 늘었다. 삼성전자의 신용융자는 올 들어서만 804만주에서 1149만주로 약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전체 신용융자가 23조3000억원에서 21조7000억원으로 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강한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하락 국면에는 손실이 커진다.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지금 주가가 바닥이라는 ‘희망회로’가 작동 중이다. 자신을 40대 개인 투자자라고 밝힌 A씨는 “현재의 주가는 우크라아니 사태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가격이라 지금이 저점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렇게 싼 가격에 살 기회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섣부른 매수보다는 ‘홀딩’하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게시글의 작성자는 “물가 쇼크도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기준금리가 얼마나 오를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섣부른 바닥론을 경계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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