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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순수 민간 군사훈련 단체인 ‘시니어 아미(Senior Army)’가 출범해 화제가 됐다. 회원 500명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2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장노년(50~70대)층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가입에 나이·성별 조건은 없다. 최고령 가입자는 무려 98세다. 이들은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는 기치 아래 자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57∼75세 훈련병 19명이 사격훈련과 시가지 전투 등을 체험하는 입영훈련도 했다. 스스로 예비 병력화하고 유사시 참전을 목표로 한다.

군 관련 업무에 민간인 참여가 느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미군은 기지 외곽 경비와 MRO(군유지·보수·운영)를 민간에 넘기고, PMC(민간 군사 기업)도 활성화하고 있다. 면적이 14.77㎢에 달하는 경기 평택 험프리스 주한 미군 기지의 외곽 경계 및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은 국내 민간업체가 담당하고 있는데, 투입되는 인력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은 40세 예비군 복무 이후에도 행정·보급·지원 분야에서 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최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심각한 병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군 복무 경험이 있는 50·60세대를 일선 군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퇴직한 40대 후반~50·60대 남성들을 계약직이나 군무원으로 고용해 경계병·행정병 등으로 복무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국민 57%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실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선 다시 군에 들어가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50·60대가 상당하다. 하지만 “젊은 간부들이 늙은 병사들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겠느냐” 등 반론도 제기된다.

세계 최악의 저출생으로 병력 50만명 선이 무너질 위기다. 2040년대에는 병력이 30만명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미 현장에선 병사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행정병이 없어 소대장·중대장이 이 업무를 떠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50·60대는 과거 30·40대에 못지않은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의욕이 충만하고 국가관이 투철한 ‘젊은 노인’들을 국방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군사 분야에만 국한할 것도 아니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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