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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대응에 외환보유액 196억달러 급감… “외환위기 가능성 낮아”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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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07 07:00:00 수정 : 2022-10-06 19: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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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외환시장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시중에 풀면서(매도)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세계 8위 규모로 충분한 수준인 만큼, 외환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률 상승폭이 다소 꺾인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했다. 정부는 여러 악재가 지속 중임에도 물가가 10월쯤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외환보유액 한 달 새 200억불 가까이 감소… “외환위기 가능성 낮아”

 

한은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다. 전월 말(4364억3000만달러)보다 196억6000만달러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이렇듯 외환보유액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권고 수준을 밑돈다는 시각에 따라 시장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한은은 통상 월별 외환보유액을 자료를 통해 발표해왔지만, ‘외환위기’에 대한 불안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 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언론브리핑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IMF 권고치(6455억5000만달러) 보다 약 2000억달러 부족하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 통화량(M2)의 5%, 유동 외채의 30%, 외국인 증권 및 기타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산출한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현재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절대 규모도 봐도 올해 8월 말 기준 4364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다. 또 IMF 기준은 신흥국 기준인 만큼 우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IMF의 외환보유액 기준은 신흥국 기준이기 때문에 IMF도 우리에게 외환보유액을 더 쌓으라고 추전하지 않는다”며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 외환보유액은 동일 신용등급 국가에 비해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보유액이 최근에 감소했지만 외환보유고가 많은 상황을 감안하면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 외환보유고가 많아져서 4300억달러가 넘는 수준에서 196억달러가 주는 것이기 때문에 (외환위기 때와) 비교 안 되게 (줄어든) 비율이 낮다”면서 “국내외 여러 전문가 얘기를 종합하면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제 얘기가 아니지만) 매우 낮다”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본부에서 열린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원유 감산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오펙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빈=EPA연합뉴스

◆오펙 원유 감산에도 “10월 물가 정점론 변함 없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하루 원유 200만배럴 감산 결정 등 각종 악재에도 ‘10월 물가 정점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주요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라 올해보다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유 감산 발표가 기조적으로 다시 국제유가를 가파르게 급등시키는 요인이 될지 아니면 현재 보이고 있는 하향 추세가 이 상태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대외발 컨트롤할 수 없는 변수들이 강하게 나타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10월 물가 정점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봄부터 최근까지 가뭄, 장마에 여러 농산물 작황에 어려움을 유발하는 요인이 많이 있었는데, 최근 그 상황이 다소 진정되고 호전되지 않나 싶다”면서 “앞으로 정책 무게가 밥상물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두고 있어 시간이 가면서 (국민들의) 시름을 덜게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복합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올해 정부가 경제성장률 2.6%를 전망했는데 현재 상태로 보면 그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 걱정하는 건 내년도 경제전망”이라고 말했다. 고강도 금융 긴축의 영향으로 선진국의 경기 둔화 전망이 많아지고 중국의 회복 지체로 올해보다 내년 경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과 함께 복합위기 상황이라는 게 상당 기간 간다”면서도 “(경기둔화) 폭이 어느 정도일지 조금 지켜봐야 하고, 높은 수준의 물가가 서서히 내려갈 것이란 점을 종합하면 스태그플레이션 용어는 조금 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행의 예측대로 8월 경상수지를 적자로 예상하면서도 적자 행진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9월에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많이 줄어서 9월에는 다시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서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고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은데, 아직까지 한은이나 국제기구들도 올해와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를 연간 수준으로 보면 300억달러 훨씬 넘게 전망하고 있다”면서 “(8월)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뉴시스

◆자산시장 부진에 안전자산 위주 ‘리밸런싱’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부진이 겹치면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안전 자산인 저축성 예금에 넣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반면,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운전자금 수요가 늘며 대출 등 자금조달이 급증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2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3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4조5000억원) 대비 14조5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소비가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지만, 이전소득 등 가계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18조9000억원)가 직전 분기(9조5000억원)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2분기(30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11조2000억원 감소했다. 투자펀드를 제외한 가계의 2분기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2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9000억원) 대비 7조1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년 새 1000억원에서 17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21.6%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올해 2분기 18.5%로 줄었다. 예금(43.1%) 비중은 1년 전(40.5%)이나 직전 분기(41.8%)보다 늘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2분기 순조달 규모가 46조9000억원으로 1년 전(19조4000억원)보다 27조5000억원 늘었다. 금융기관 차입이 49조3000억원에서 56조4000억원으로 7조1000억원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지만,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단기 대출 중심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액 자산가·자녀 등 탈세 혐의 99명 세무조사

 

십여년 전 해외로 이민 간 A씨는 이주 후에도 국내에 부동산을 소유해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자녀가 임대소득을 주기적으로 A씨에게 송금하는 형식으로 소득을 올려왔다. 하지만 국세청은 최근 수년간 A씨가 국내에 들어온 기록이 없고, 임대소득을 해외로 송금한 이력이 없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수상히 여겨 자금 사용처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A씨는 5년 전 해외 현지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A씨의 자녀들은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아버지 사망을 국세청에 숨겨온 사실이 드러났다. 자녀들은 임대소득 관련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 세금을 계속 아버지 명의로 신고해 온 것이다. A씨가 살아있을 때는 국내 부동산 임대소득을 해외로 보내지 않고 자녀들이 쓰는 방식으로 편법 증여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A씨처럼 해외 이민을 이용한 탈세 혐의자 21명을 비롯해 고액자산가와 자녀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해외 이민을 이용한 탈세 혐의자들은 해외 자금거래 과정에서의 탈세를 포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상속·증여세 등을 탈루한 사례가 많았다. 이에 국세청은 최근 ‘해외이주자 통합조회 시스템’을 개발해 해외이주자 검증을 강화하고 변칙 상속·증여 혐의를 분석해 조사 대상자를 가려냈다.

 

조사 대상은 △사실상 국내 거주자이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해외 이주를 가장해 반출한 국내 재산을 해외에서 자녀에게 증여한 자(21명) △기업 자금을 불법 유출해 직원 명의로 분산 관리하다 자녀에게 우회 증여한 자(21명) △개인이 양도거래 중간에 결손 법인 등을 끼워넣어 양도세 등을 회피하거나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자(57명) 등이다.

 

실제로 B씨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신용카드도 결제하는 등 사실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해외 이주 신고를 한 뒤 해외에 사는 아들에게 자금을 증여했다. 수증자와 증여자가 모두 비거주자이고 국외 재산을 증여할 때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한 편법 증여였다. 국세청은 20대의 나이로 큰 소득이 없는데도 수십억원대 국내 부동산을 산 B씨의 아들에 대해 자금 출처 분석을 진행하다가 이 사실을 찾아냈다.

 

C씨는 해외에서 사업 이력이 없는데도 고액의 외환을 국내에 들여왔다가 탈세 사실이 적발됐다. C씨는 아버지에게 해외계좌로 자금을 이체받고 국내 계좌로 이를 다시 이체하는 방식으로 증여세 없이 재산을 물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경제위기를 감안해 세무조사는 최소한으로 운영하되, 성실 납세자에게 박탈감을 주는 고액자산가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를 드나들며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부를 대물림하거나 고액자산가가 기업 운영·관리 과정에서 사익 편취·지능적 탈세를 하는 사례를 지속해서 검증하겠다”며 “명의 위장, 차명계좌 이용 등 악의적 세금 포탈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엔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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