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 수단으로 전 세계가 친환경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을 경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을 계기로 수소 경제 관련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가 출범했다.
같은 해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2차 수소위원회’에서 발표된 맥킨지 보고서는 수소산업의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각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오는 2050년경엔 수소는 세계 에너지의 18%를 차지하게 되며, 수소차 4억대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수소산업 분야에 연간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가 창출되고,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수소산업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수소 관련 예산은 2018년 1027억원에서 2023년엔 1조2834억원으로 5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남 창원특례시의 관련 정책들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수소차 분야에서는 국내 지자체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소차 분야 현황
창원시는 국내 최대 차량 부품산업 집적지로 500여 수소차 부품생산 가능 업체를 비롯해 2500여 협력업체가 소재하고 있다.
수소차 부품시장 진입과 선도기업 육성엔 최적지다. 특히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것에 비해 수소차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런 이점으로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시는 2015년 ‘수소차 및 충전소 중점 보급도시’로 선정된 이후 지난 8월 말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인 △수소승용차 1484대 △수소버스 62대 보급 △수소충전소 1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의 ‘5t 수소청소트럭 실증사업’이 2021년 한 해 동안 시행됐고, 현대차와 공동 제작한 수소청소트럭 글로벌 캠페인 영상 디어 마이 히어로(Dear My Hero)는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았다. 올해에는 10톤 수소청소트럭 실증사업도 시행된다.
◆수소특화단지 구축
창원시는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를 중심으로 미래모빌리티 연구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한국가스공사의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구축과 미래모빌리티 연구지원센터를 연계해 창원국가산단 확장구역인 성산구 완암동, 상복동, 남지동 일원(면적 43만6258㎡)을 수소특화단지로 조성한다.
시는 이곳을 지원시설 유치와 관련 기업 집적화를 통해 수소산업 핵심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사업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추진 중이다.
사업은 2021년 7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가동이 되면 1일 5t, 연간 1700t의 액화수소가 국내 최초로 생산·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세계에서 9번째 규모다.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사업
창원시는 단순 수소 소비도시에서 벗어나 생산, 운반, 보관, 충전, 발전을 비롯해 탄소포집까지 수소에너지의 전주기 실증을 한 곳에서 추진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 조성사업을 성산구 성주동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4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복합수소충전소 구축과 버스용 및 이동형 충전시스템실증, 2단계는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조성, 3단계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실증사업, 4단계는 연료전지발전설비를 연계한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 조성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4월엔 3단계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실증사업 설비가 준공됐다.
인근엔 국내 최대 규모 수소버스용 충전소인 코하이젠 수소버스용 충전소도 들어섰다.
마지막 4단계인 연료전지발전사업은 올해 연말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아울러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에서 추진 중인 사업별 추진 경과와 실증 데이터가 수소 관련 정부계획에 지속 반영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실질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도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수소버스에 드론, 트램까지…국내 첫 통합 수소충전소
창원시는 수소모빌리티 보급 확산의 필수 인프라인 수소충전소를 현재까지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수소차는 물론 수소드론, 수소이륜차, 수소건설기계, 수소트램 등 수소를 연료로 하는 모든 이동수단을 충전할 수 있는 '수소모빌리티 통합형 수소충전소' 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들어섰다.
시는 2019년 6월10월 국‧도비를 지원받아 수소버스용 충전소 구축을 진행했다.
수소트램을 비롯한 다양한 수소모빌리티의 개발·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소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형 수소충전소로 변경했다.
그러나 기존 법령과 규제로는 수소승용차, 수소버스 이외는 수소충전이 불가능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고 산업부의 실증특례를 승인받았다.
이후 창원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승인 고시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쳤다.
대원수소충전소는 시간당 수소승용차 24대 또는 수소상용차 5대의 충전이 가능하다.
하루 16시간 기준 최대 승용차 200여대, 버스 30여대가 충전할 수 있다.
또 드론, 이륜차 등 소형 모빌리티 충전이 가능한 충전장도 별도로 설치돼 있다.
◆수소 정책 맛집 창원, 세계에서도 배우기 위해 줄이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많은 수소차가 도시를 달리는 모습을 제대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창원시에 수소차들이 그렇게 많이 달릴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싶다."
지난해 7월 호주와 영국이 주한 대사관을 통해 창원시의 수소정책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두 곳의 대사관을 잇따라 방문한 시 수소산업 담당 공무원은 양국과 수소 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및 방위산업 분야의 교류를 위한 업무협의를 가졌다.
이어 말레이 사라왁주 경제개발청, 7개 개발도상국 협력단, UAE 아부다비 통합교통센터 등의 관계자들이 줄이어 창원을 방문해 수소산업 교류 협의를 이어갔다.
특히 올 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 기간 중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시는 아부다비와 ‘수소모빌리티 보급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현지 수소버스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에 창원시를 중심으로 수소 전문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창원시와 UAE 아부다비는 수소 충전인프라 구축, 수소버스 운영, 상호 방문 촉진 및 전문가 교류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아부다비 칼리파 경제지구(KEZAD) 관계자가 창원 지역의 수소 전주기 관련 수소 전문기업 현황과 기술력 파악을 목적으로 창원시를 방문했다.
최근에는 중국 안후이성 부양시의 경제사절단도 시를 방문해 수소산업 시설 및 대표 기관·기업들을 둘러봤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동국가로부터 협력 요청을 받을 만큼 창원의 수소 모빌리티 운용 능력과 수소산업 역량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방산과 원자력산업을 연계한 수소산업 육성을 통해 세계적인 수소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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