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으로 상고심까지 갔지만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이은해(32)가 8억원에 달하는 남편의 생명보험금을 달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 측과 신한라이프생명보험(구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측이 항소기간인 지난 22일까지 보험금 청구 소송 1심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은해는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당시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31)와 함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하고 복어 피를 섞인 음식을 먹이는 등 두 차례 살해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지난 21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조현수는 징역 30년을 확정 받았다.
윤씨가 숨지기 전 이은해는 윤씨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보험금 수익자로 하는 3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매월 약 30만원의 보험금을 납입했다. 윤씨 사망 후 그에게 돌아갈 보험금은 약 8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이후 이은해는 남편이 사망한 이듬해인 2020년 11월 보험사가 부당하게 남편의 생명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수사가 시작되고 검찰에 송치되기 전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보험사 측은 윤씨가 이은해 등에 의해 사망한 것이고, 이는 보험 약관상 ‘보험수익자, 계약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은해는 1·2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고심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보험금 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더욱 큰 공분을 낳았다.
해당 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박준민 부장판사)는 지난 2021년 6월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가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기일을 추후지정하겠다고 밝혔고, 이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후인 지난 5월 2년 만에 재판을 속행했다.
그리고 이달 5일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라”라고 이은해 측 패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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