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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 짠 월급" 조선소 신입 '줄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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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3 19:25:00 수정 : 2023-11-23 20: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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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안 돼 10명중 9명 관둬
신입근로자 임금 월 270만원
편의점 알바와 최저임금 동일
조선업계 당근책에도 손사래

빈자리 노인·외국인들이 채워
“개선 없인 인력난 계속될 것”

직원 100명 정도인 울산 지역 조선 협력업체 A사는 최근 근로자 채용 공고를 냈다. 신입 근로자를 뽑은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퇴사가 이어지면서다. A사의 신입 근로자 월급은 270만원 정도. 용접 등 숙련 근로자는 월 390만원 정도다. 인사담당자는 “근로자 10명을 뽑아 놓으면 1년 안에 퇴사자가 9명에 이를 정도”라며 “조선업계엔 일거리는 많고 일할 사람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지난 8월 30일 울산 동구 전하체육관에서 진행된 조선업 취업박람회의 모습. 뉴시스

다수의 조선소 관련 업체를 회원사로 둔 울산상공회의소가 조선업체 근로자의 잦은 이직(퇴사) 원인을 ‘낮은 월급(임금)’으로 꼽았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조사 보고서를 통해 “올 8월과 9월 지역 조선업체 내국인 근로자 234명과 외국인 근로자 100명을 대상으로 이직 이유에 대해 설문 조사했더니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월급 때문에 이직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무응답을 제외한 99명의 내국인 조선업체 근로자들 가운데 48.4%(44명)는 ‘낮은 임금이 이직의 이유’라고 답했다. ‘더 나은 곳으로의 취업기회가 생겨서’(17.6%·16명)와 ‘근무환경이 열악해서’(16.5%·15명)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엔 ‘수입이나 보수가 맞지 않아서’(18.8%·45명)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울산 지역 한 조선 협력업체 인사 담당자는 “근무 강도에 비해 현실적이지 못한 월급이 맞는다”면서 “(상대적으로) 근무 강도가 낮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같은 업무와 최저임금이 동일할 정도이니, 당연히 구직자들에게 조선업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고 퇴사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월급이 280만원, 숙련공은 400만원 이상 된다는 다른 협력업체 인사 부서 관계자는 “예전 조선업 호황기에 비해 (월급 수준이) 많이 낮아진 편이다”라며 “예전엔 최저임금과 조선업 임금 격차가 큰 편이었지만, 현재는 타 산업과 동일한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선업 일자리는 남아돈다. 일할 사람을 모셔 오려 여러 당근책까지 내놓을 정도다. 조선업이 주력 산업인 울산 동구에서는 올 3월부터 8월까지 한 달에 한 번꼴로 ‘조선업 현장 취업설명회’를 열었다. 일당 14만∼24만원, 학자금 연 575만원, 주택자금대출이자 연 150만원, 식사 무료 제공 등 혜택도 내놨다. 지역 시니어클럽과 노인 일자리 사업을 연계, 조선소에서 일할 노년층 인력까지 찾았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로 빈자리를 채웠다. HD현대중공업은 11월 현재까지 외국인 근로자 3500명을 고용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확한 채용 계획은 없지만, 내년 상반기 약 2000명 정도 더 채용하지 않을까 싶다”며 “부족한 인력은 정부의 도움 등으로 계속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상공회의소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독일의 경우 기술인력 부족 문제를 ‘매력적인 사용자 되기’로 해결하고 있었다”며 “단순히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 안정, 기업 문화, 회사에서의 자아실현, 가정과 균형 잡힌 일 등이 골고루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일 정부도 직업양성훈련 수료 학위에 전문학사, 전문석사 등 학위를 수여해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변경해 그 직업교육과 학문교육의 가치에 차이가 없도록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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