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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월 만에 5만 달러대 진입한 비트코인…상승세 원인은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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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14 07:00:00 수정 : 2024-02-13 19: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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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2021년 12월 말 이후 약 26개월 만에 5만달러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금융당국에서 승인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업계는 현물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점차 사들이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한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6700만원대 넘어선 비트코인…“美 현물 ETF 승인 영향”

 

13일 가상자산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쯤 5만358달러를 찍었다.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오전 10시30분 기준 6765만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지난달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자금 유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승인 직후 일시적으로 4만9000달러선을 넘어섰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23일 3만800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에 큰손 투자자들의 대규모 차익 시현 물량이 나왔고,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상품(GBTC)에서 비싼 수수료 등을 이유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된 것도 악재가 됐다.

 

그러던 비트코인은 이달 초부터 비트코인 매도세가 줄어들며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8일간 18%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현물 ETF로 지금까지 약 80억달러(10조6200억원)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한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수요예측을 하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을 미리 사두는데, GBTC 매물이 나왔던 것이 해소가 됐고 단계적인 하락세가 종료되면서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4월로 예정된 반감기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은 채굴량이 약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들도록 설계됐는데, 그 기간을 반감기라 부른다. 앞서 세 차례 반감기 때 모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이토로 글로벌 시장 전략가 벤 라이들러는 “네 번째 비트코인 반감기가 코인 시장의 중대 변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져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스 뉴하우스 컴버랜드랩스 분석가는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욕구가 디지털 자산으로도 흘러들어갔다”고 짚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막힌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인정하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2024년도 업무계획’ 발표에서 “게리 갠슬러 미 SEC 위원장과 만나 가상자산 이슈와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월부터 국내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는데 가상자산의 금융자산 인정 여부와 관련한 논의도 법 시행에 맞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H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 현실화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중단하는 가운데 지난 1월 31일 시중은행 중 ELS를 판매 중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의 비예금상품 판매 전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H지수 ELS 손실 규모 5000억원 넘어서…당국, 판매사 2차 현장검사 나서

 

올해 들어 한 달여 만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흐름과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을 판 은행권이 배상안 또는 책임분담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판매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검사 대상 금융사들이 불완전 판매를 일부 인정했을뿐더러 노후자금 등 소비자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선제로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사들 입장에선 피해구제 노력을 인정받아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으나, 주주·채권자 등 제3자로부터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어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은행에서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 규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판매 채널의 추가 제한이 필요할지 등 전반적인 제도 재검토 작업까지 벌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중 지난 7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9733억원어치로, 이 중 고객 상환액은 4512억원에 불과해 평균 손실률은 53.6%에 달했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하순 만기를 맞은 몇몇 상품은 손실률이 58.2%에 이르렀었다. H지수 ELS의 만기는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이 도래한다. H지수가 큰폭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홍콩 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한 회사들에 대한 1차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16일부터 2차 현장검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상은 은행 5곳, 증권사 6곳이다.

 

앞서 1차 검사에서는 은행이 고령층 노후 보장용 자금이나 암 보험금에 투자 권유를 하는 등의 불완전 판매를 한 사례가 나온 바 있다. 금감원은 1·2차 조사를 토대로 이르면 이달 말까지 판매사와 고객 간 책임분담 기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간 투자자와 금융당국으로부터 배상 또는 책임분담 압박을 받아온 은행권은 법무법인과 관련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지수 ELS 판매 과정에서 위험등급을 고지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법,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표준영업행위준칙 등을 적용했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으나 결국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위반 사례를 스스로 얼마나 폭넓게 인정할지에 따라 배상 또는 분담 범위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적합성 원칙이란 투자자 특성에 적합하게 투자를 권유할 의무를 가리킨다. 안정적 자금 운용을 원하는 고객에게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권했다면 원칙을 위반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은 자체 평가를 통해 공격적 성향으로 분류된 투자자만 가입시킨 만큼 대부분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할 여지도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사태 초기부터) 손실 배상 등을 위해 당국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당국의 기준안에 앞서 별도 배상안 등을 발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감원은 고위험 상품 판매 전반에 대한 점검도 벌이고 있다.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은 지키되,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고 합당한 피해구제 등을 추진한다는 취지에서다. 고위험 금융상품 관련 판매 및 운영 등 전반적 관리체계의 개선과 판매규제 실효성 제고 등 전반적으로 소비자 보호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고위험 상품을 어디까지 제한할지, 파생상품 한도 축소 여부 등이 구체적인 검토 대상이다. 

 

김창기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 “올해 세무조사 규모, 1만4000건 이하로 운영”

 

국세청이 올해 세무조사 규모를 지난해와 유사한 1만4000건 이하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 부진을 고려해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조사는 원칙적으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달리 불법 사채, 주가 조작 등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탈세 조사는 강화하고, 악의적 고액체납자는 기획분석 등을 통해 은닉 재산을 철저히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올해 세무조사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한 1만4000건 이하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작년 세무조사 규모는 1만3992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9년 1만6008건을 기록한 세무조사는 2020년 1만4190건, 2021년 1만4454건, 2022년 1만4174건으로 해마다 축소되는 추세다.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탈루 혐의가 명백할 때만 착수하고, 불법 사채·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등 생활밀착형 탈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적 탈세, 지능적 역외탈세 등에도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악의적 체납자를 추적하는 세무서 전담반은 19개에서 25개로 확대하고, 체납자 관련 공개 대상 정보를 확대하는 등 행정제재도 개선하기로 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세정 지원도 강화한다. 국세청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 세목별 납부기한 직권 연장, 압류·매각 유예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납기가 2개월 직권 연장되는 사업자는 법인세와 소득세 납기도 3개월 연장된다. 일시적인 체납에 대한 압류·매각 조치도 최대 1년간 유예된다.

 

부가가치세 연장 대상은 지난해 매출이 부진한 건설·제조 중소기업, 연 매출액이 8000만원 미만인 음식·소매·숙박업 간이과세 사업자 등 128만명으로 잡았다. 

 

국세청은 또 영세사업자·수출기업의 부가가치세·법인세 환급금도 법정기한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올해 국세청은 따뜻하고 공정한 세정을 통해 민생 회복과 경제 재도약, 경제활동 자유를 세정 측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고액 소송·체납 등을 세밀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되 생계형 체납은 자산 매각 조치를 유예하는 등 이원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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