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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행복했다” 무너진 정봉주의 정치 꿈…“제 허점이 그림자로” 눈물

입력 : 2024-03-18 14:59:12 수정 : 2024-03-18 14: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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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뼈대 있는 전사’로 자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며 나서고 있다. 뉴스1

 

당의 정체성을 세우고 방향을 잡겠다던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선언 두 달여 만에 ‘경품 목발’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가 18일 “여러분과 함께 행복했다”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

 

정 전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정치인 정봉주로서의 열정적 재도전을 멈추려 한다”며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 제기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에 복권됐고, 성 추문 의혹에 휩싸였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적 있는데 자신을 둘러싼 이러한 부침을 언급하듯 정 전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열정만으로 살아온 저의 허점들은 지울 수 없는 저의 그림자”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총선 출마 선언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던 정 전 후보는 이른바 ‘경품 목발’ 발언 논란으로 최근 공천이 취소되면서 여의도 입성의 꿈이 깨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2017년 7월4일 정 전 후보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패널들과 대화 중,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라며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에 우리 군 장병이 발목과 다리 등 잃은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공천 후 온라인에서 재조명된 해당 발언에 ‘사과를 했다’는 취지 입장을 낸 정 전 후보는 피해 장병들이 사과받은 적 없다는 기사가 나오자, 그제야 ‘목함지뢰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 발언을 비판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해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다’며 ‘사고를 당한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전 하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 사과하지는 못해 7월5일 같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고 말을 바로잡아 오히려 ‘거짓 해명’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정 전 후보는 “저의 부족함을 모래주머니처럼 제 몸에 감고서라도 민주당의 강한 무기가 되기를 희망했다”며 “민생 파탄을 넘어, 한반도 평화 위협을 넘어, 우리 국민의 정신까지도 파괴하는 작금의 검찰 독재 세력과의 전쟁에서 저는 그 선봉을 지킬 책무가 있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민주당의 ‘뼈대 있는 전사’로 자신이 있었다던 정 전 후보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몇 가지 허물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저의 정치적 도전이 좌초됐다”면서도 “이 고통을 안고 다시 고뇌하며 다시 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총선에는 나설 수 없지만 다른 길을 통해서라도 민주당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데, 정 전 후보는 이를 “더 단단해지고 예리한 무기, 더 파란 민주당의 전사로 대기하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계속해서 “지금은 비열한 검찰 독재 정권을 심판하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재명 당 대표를 중심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면서 정 전 후보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국민의 승리를 위해, 저 정봉주는 언제나 그랬듯이 경쾌하고 힘차게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오늘 (기자회견 인물) 소개 의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뗀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정봉주…”라며 말끝을 흐린 후 “전 후보인가요, 현 후보인가요”라는 질문을 정 전 후보에게 던졌고, 몇 초간 대화 끝에 “(정봉주) 전 후보님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있겠다”며 “정봉주 전 후보님이 입장을 발표하시겠다”고 소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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