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70여명 청년에 무료 프로그램…“부담 없이 방문”
공유주방·카페, 인문학서재도 운영…무료 빨래·건조 시설
취·창업, 재테크, 연예의 발견 프로그램…캠핑용품 등 대여
교류·지식 전달 벗어나 복합 청년문화 공간으로 진화
“언제든지 부담 없이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사회 초년생인 황수빈(23·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씨는 매주 금요일 밤 용인시 수지구 아르피아 타워에 있는 ‘용인청년랩(LAB)’을 찾아 인공암벽 등반에 도전한다. 같은 직장인과 프리랜서·대학생 등 청년 15명이 팀을 이뤄 매주 2시간씩 구슬땀을 쏟는 ‘도전 크루 클라이밍’ 프로그램의 하나다.
지난달 29일 마지막 4회차 클라이밍에 참여한 황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단절된 또래 청년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 좋았다”며 “매주 무료로 참여해 땀흘릴 때마다 일과 삶에 대한 애착도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이상일 시장도 “이런 과정들이 힐링과 건강한 친구 맺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힘찬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청년이 꿈꾸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올해 5개 분야 70개 사업에 336억원을 투입한다. 청년 복리증진을 기치로 내세운 시는 부서별 청년 정책을 취합해 조정위원회를 거친 뒤 구체적 시행계획을 내놓았다.
올해는 ‘청년과 함께 만드는 용인르네상스’라는 비전 아래 △일자리 창출과 취·창업 지원 △주거안정 지원과 자립기반 마련 △미래역량 강화와 교육비 부담 완화 △생활안정 지원과 문화성장 기반 마련 △청년권익 보호와 교류 활성화 등의 전략 과제를 마련했다.
예산은 지난해보다 51억원 늘어나 청년 학자금대출과 신용회복, 청년랩 활성화, 청년 마음건강 사업, 공유플랫폼 건설, 용인청년 희망옷장 등의 주요 사업에 쓰인다.
이 가운데 청년랩은 최근 이목을 끄는 대표적 사업이다. 용인시는 2020년 7월 처인구를 시작으로 수지·기흥구에 잇따라 청년랩의 문을 열었다. 시 청년 기본조례에 근거해 교류 활성화와 사회참여 확대, 권익 증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구별 특색에 따라 1인 청년 가구가 많은 기흥랩에는 무료 빨래·건조시설이 갖춰졌고, 도심 한복판에 세워진 106m 높이 아르피아 타워의 수지랩에는 카페와 취·창업 공간, 학습실 등이 두루 마련됐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취·창업을 준비하거나 전세사기 예방·재테크·집수리 등 교육을 받고, 모루인형·화분·향수 만들기의 문화생활을 영위한다. 매달 참가자의 의견을 반영해 프로그램이 개편되며 5개 분야 250개 강좌가 연말까지 진행된다.
올해부터는 여럿이 함께할 수 있는 클라이밍과 테니스, 풋볼 등 도전 크루 프로그램이 추가됐고 면접사진 촬영, 우리 동네 청년공간 운영 등의 활동이 강화됐다. 이곳을 청년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 기자단과 미혼청년 네트워크인 ‘연예의 발견’ 프로그램도 닻을 올렸다.
용인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시 누리집의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다목점룸과 공유주방 이용, 캠핑용품·보드게임·운동기구 등의 대여도 가능하다. 덕분에 지난해 청년랩 이용자는 2만명에 육박했고, 올해에는 8억5300여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곳은 단순히 교류와 지식 전달의 공간을 벗어나 창업아카데미를 통해 초기 창업자나 창업을 꿈꾸는 청년에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격려하는 곳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 다음소희 제작자의 영화와 투자 홍보 이야기’ 등 실전 경험담이 제공되기도 했다. 아울러 매년 기수별 청년정책네워크를 구성해 청년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도 맡는다. 지난해 7월 출범한 4기 청년 네트워크는 청년의 날 축제를 기획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윤민영 용인시 청년복지팀장은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발굴해 더 많은 청년이 청년랩을 이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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