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투표지 1, 2번 없어 유권자 혼선도
선관위 “직원 부정선거 의혹 사실 아냐”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은 22대 총선 사전투표율(31.28%)을 견인한 건 호남이었다. 여야는 저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의 진영에 유리할 것이라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했다. 사전투표가 본투표 못지않게 참여율이 높아졌지만 위성정당 난립 등으로 투표 방식 관련해 혼란을 겪는 유권자들도 적잖았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경향이 뚜렷했다. 전국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41.19%였다. 뒤를 이어 전북 38.46%, 광주 38.0% 순으로 높았다. 반면 사전투표율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25.6%에 그쳤다. 시군구 기초단체 단위로 좁혀보면 신안군이 54.81%로 전국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투표율이 높은 10곳은 모두 전남과 전북이었다. 이어 전남 곡성군(50.51%), 전남 장성군(50.04%), 전남 함평군(49.77%), 전남 담양군(48.90%) 등이었다.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기초단체는 달성군으로 22.88%였다.
이번 사전투표에서는 투표 방식 관련 일부 유권자들이 혼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비례 후보를 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빠져 당황했다는 사례가 속출했다. 서울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20대 박모씨는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1, 2번이 없는 걸 잘 몰라서 처음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보고 당황했다”며 “정당 이름을 보고 투표한 뒤 나와서 뉴스 기사를 검색해보고야 그게 맞는단 걸 알았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51.7㎝로 역대 최장을 기록하며 접힌 용지가 차지하는 부피도 그만큼 커져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관위측은 통화에서 “관외투표의 경우 회송용 봉투에 넣어야 하다 보니 투표용지가 길면 그만큼 봉투 부피가 커져 투표함이 빨리 찼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는 또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고 있는 선관위 직원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전투표 종료 후인 6일 은평구 선관위 등 일부 지역 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투표함의 봉인지를 뜯고 불법적으로 투표지를 투입하는 등 부정선거를 시도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낸 논평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오만하고 부도덕한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와 심판의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면 투표하지 않으려던 중도 무당파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선거가 전체적으로 ‘판 대 판’ 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샤이보수나 샤이진보도 자극받아 본 투표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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