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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사이버도박판 총책… 회원 중엔 초등학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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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8 12:00:00 수정 : 2024-04-18 13: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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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이버도박 서버를 개설해 수천만원의 수익을 챙긴 청소년 사이버도박 서버 운영조직과 사어버도박을 즐긴 청소년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서버를 운영한 중학생 등 114명 붙잡아 이 중 도박 서버 운영자 20대 A씨를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도박 서버 운영 총책 중학생 B군 등 1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gettyimagesbank 제공

또 총책 B군으로부터 돈을 받고 이들에게 자신의 계좌를 제공한 10대 C군 등 청소년 5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중·고교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대화방인 ‘디스 코드’와 연동한 도박 서버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1578명으로부터 총 2억1300만원을 송금 받아 2100만원의 수익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학생인 B군은 디스 코드에 ‘바카라’와 ‘룰렛’ 등 21개의 도박게임을 개설한 뒤, 초대 글을 통해 회원을 모집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게임머니 충전 및 환전 명목으로 돈을 받아 도박게임을 진행하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고등학생인 서버관리자 C군을 채용하고, 회원관리와 충전 및 환전 업무를 담당할 중·고·대학생 등 8명을 채용해 직원으로 두고 역할을 분담했다.

 

또 해당 게임방 이용자였던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게임판을 전전하다 도박 서버 직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B군 아래 직원으로 들어갔다가 경찰 수사로 총책 B군이 서버를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직접 서버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생이 총책인 사아버 보가 서버 운영 일당 조직도. 부산경찰청 제공

이들은 디스 코드에 글을 올려 사이버도박 서버 회원을 끌어 모으는 한편, 중·고교생 5명으로부터 10만원∼20만원을 주고 계좌를 빌려 게임머니 충전·환전 업무를 처리했다.

 

이들의 회원 모집 글을 보고 초등학생과 여중생 2명을 포함한 중·고등학생 등 총 98명의 청소년이 해당 사이버도박 서버에서 돈을 걸고 바카라와 룰렛 등의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중학생 D군은 도박중독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아 B군을 도박 서버 운영 총책으로 특정하고, 순차적으로 도박 서버 운영에 가담한 청소년 10명과 B군으로부터 돈을 받고 자신의 계좌를 빌려준 청소년 5명을 검거했다. 이후 도박 서버를 운영한 A씨를 체포해 구속하고, 범죄수익금 2100만원을 환수했다.

 

이번 사이버 도박 서버 운영조직의 특징은 청소년들이 도박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도박서버 운영과 계좌 제공까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 대화방이 청소년 사이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총책 B군은 디스 코드에 다른 대화명으로 공범들과의 대화방을 만들어 경찰 조사 등 수사 정보를 공유했다. 또 A씨가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서버 관리 등을 지원하는 등 청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치밀하게 도박 서버 운영과 직원을 관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도박서버 이용자 중 도박 버릇이 보이는 청소년 96명을 가려내 보호자에게 도박 사실을 통보하고, 도박 예방 선도심사위원회 회부 및 경찰 선도프로그램에 연계했다. 청소년 18명은 소년보호사건(촉법소년)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사이버도박 서버를 운영하고, 운영에 필요한 계좌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며 “호기심 많고 절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사이버도박이 확산되지 않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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