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여파로 국내 5대 금융 지주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 순이익이 모두 줄어들었다. 1조3234억원에 달하는 홍콩 ELS 배상 비용이 반영되면서다. 이 여파로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을 제치고 1년 만에 리딩뱅크(금융그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조8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1조3880억원) 대비 4.8%(665억원) 감소한 것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지주는 1조3215억원(-4.8%), 하나금융지주는 1조340억원(-6.4%), 우리금융지주는 8245억원(-9.8%)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농협금융그룹은 6512억원으로 31.2%나 급감했다. 전날 KB금융지주도 당기 순이익이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를 가른 것은 은행별 홍콩 ELS 배상 비용이었다. 배상액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금융(3416억) △신한 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 △우리금융(75억원) 순이다. 5대 금융을 모두 합치면 총 배상액은 1조665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배상규모가 가장 컸던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게 됐다. 신한금융의 당기순익은 KB금융보다 2724억 더 많았다.
5대 금융지주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대출 자산이 늘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늘었다.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6163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645억원)대비 5.5% 증가했다.
KB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355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400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17.8% 증가한 2조6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조563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4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20억원) 대비 8.2% 감소했다. NH농협금융도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1조48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