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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심화 우려 속 ‘휴진 예고’…충남대병원 등 정상진료

입력 : 2024-04-27 07:00:00 수정 : 2024-04-27 10: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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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도 내주부터 시행
19개 의대 참여 ‘전의비’도 동참
타 병원도 도미노 참여 가능성

환자단체 “사직 교수 명단 공개를”
정부 “전문의 수리된 사직서 없어”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대형병원 5곳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주 1회 휴진에 들어간다. 전국 19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결의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사태로 촉발된 전공의 집단 이탈이 두 달 넘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의료 현장의 ‘최후 보루’였던 교수들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잇따라 주 1회 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의료 공백’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다음달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이날 정했다. 이미 휴진을 결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서울성모병원까지 빅5 병원 모두 주 1회 휴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교수들 설문조사 결과 83.8%의 찬성률로 주 1회 휴진이 결정됐다”면서 “환자 안전과 교수들의 과도한 업무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수 및 중증 질환, 응급 및 중증 환자의 진료 및 수술은 유지하며, 진료과별로 금요일 휴진이 어려울 경우 자율적으로 다른 요일에 휴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들 역시 주 1회 휴진하더라도 중증·응급 환자의 진료와 수술은 유지하기로 했다. 휴진일에 예정된 비응급 수술의 경우 다른 날로 조정할 예정이다.

 

주 1회 휴진은 빅5 병원 외에 다른 대학병원으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전의비는 이날 9차 온라인 총회를 열고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의결했다. 전의비는 또 현재 70∼100시간에 이르는 교수들의 주당 근무 시간도 주 60시간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은 “특정 요일을 정해 휴진을 하기에는 병원별, 진료과목별 사정이 각각 다르고, 여러 명이 동시에 하루를 쉬는 것은 병원이 마비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같이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의비에는 가톨릭대,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제주대, 한양대 등 19개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보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주요 대형병원들의 주 1회 휴진이 확산하면서 환자들의 불안함도 더 커지고 있다. 온라인 환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진료 일정 변경이나 타 병원 진료를 문의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몇 달째 외래 및 진료 일정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주 1회 휴진 역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매주 금요일 휴진을 예고했던 충남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의 경우 첫 휴진일인 이날 정상적인 외래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지난 22일 매주 금요일 휴진 계획을 밝혔지만, 병원 측은 이튿날 “주 1회 휴진은 병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환자들에게 정상 진료를 알리는 문자를 발송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교수진의 피로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 휴진을 하고 있는 충북대병원 역시 이날 수납창구 로비가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충북대병원은 휴진 첫 시작일인 지난 5일, 외래의 75%가 휴진하면서 환자 불편이 극심했지만 그 뒤부터는 매주 휴진 참여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수가 환자 상황을 걱정해 이후에는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주 1회 외래진료 휴진을 시작한 26일 오전 대전 충남대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수들의 사직과 관련해서도 아직 대규모 이탈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인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등 4명도 내달 1일자로 사직할 계획이다. 이날 사직을 예고했던 최 비대위원장은 우선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는 진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암환자단체인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환자들이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사직 교수 명단을 공개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8개 대학병원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에 있는 전문의 1만9000여명 중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한 자릿수 퍼센티지(%)”라며 “25일 기준 수리된 사직서는 없다”고 밝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당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자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정우·백준무 기자, 대전=김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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