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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복판서 유튜버 흉기 습격… 고스란히 ‘라방’ 노출

입력 : 2024-05-10 06:00:00 수정 : 2024-05-09 21: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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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피해자도 유튜버… 끝내 사망
3년 전부터 서로 비방하다 고소
법정 가던 피해자 방송 도중 피습
현장 달아난 가해자 경주서 검거

대낮 도심 한복판인 부산지법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5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2분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법 앞에서 50대 A씨가 유튜브 생방송 중이던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차를 타고 달아났다.

9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이날 오전 부산법조타운 인근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가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흉기에 찔린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CPR(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지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1시4분쯤 숨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렌터카를 타고 달아난 A씨를 추적해 오전 11시35분쯤 경북 경주시에서 붙잡아 부산으로 압송해 조사 중이다. 유튜버 A씨는 경찰에 검거될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A씨는 또 “타인의 행복을 깨려는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며 칼부림을 벌인 이유를 암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각 개인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는 유튜버들로, 약 3년 전부터 각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서로에 대한 비난과 비방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는 숨진 B씨 여자 친구를 비하하는 댓글을 달아 온라인상에서 싸움을 벌였고, 이로 인해 감정이 쌓이면서 법적 다툼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경찰서에 제출한 쌍방 고소장만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A씨는 폭행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오전 11시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지법에 도착했고, 경기도에 거주하는 B씨는 재판을 참관하기 위해 이날 새벽 부산에 도착했다.

B씨는 법원으로 가는 길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재판부에 피해를 호소하고, 상대방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을 확인한 A씨는 법원 앞으로 달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부산으로 향하는 과정과 법원으로 걸어가는 과정을 모두 유튜브로 생방송했고, 이 과정에서 A씨의 습격을 받고 쓰러져 소리를 지르는 상황까지 유튜브를 통해 송출됐다. B씨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공격 장면이 화면에 직접적으로 담기지는 않았지만, 비명 등 잔혹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현재 B씨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하루 전 부산시내 한 마트에서 길이 35㎝의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 직후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경북 경주 방면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소송관계 등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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