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당시 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콘서트 공연을 강행해 대중의 시선이 따갑다.
하지만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의 팬들이 모이면서 콘서트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인 반면 일반 시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가요계 등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틀 동안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김호중의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뺑소니 혐의로 경찰 수사 중인 김호중이 사고 당시 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진 이후 열린 첫 콘서트로, 개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뺑소니 사고 후 김호중 소속사 측의 대응 역시 논란이 일었는데, 공연을 강행하는 선택을 하면서 무리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공연이 열리는 현장에서 확인한 김호중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몰랐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첫날 공연을 보기 위해 수천명의 팬들은 공연 4시간 전부터 운집하기 시작했고, 금방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내체육관 주변 주차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버스로 가득 찼다. 창원 콘서트 첫날 수천석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공연 이틀째도 비슷했다. 첫날에 비해 다소 인원이 줄어든 듯 하지만 둘째날 공연 시작 전 현장은 이미 팬들로 붐볐다.
현장에서 봤던 김호중의 팬들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김호중 팬덤(fandom) 상징인 보라색 옷을 입으며 김호중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김호중 뺑소니 사고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사고에 대해 팬으로서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 인터뷰에 대부분 입장 밝히기를 거부하며 비협조적이었다.
김호중의 팬들과 달리 일반 시민들은 이번 공연 강행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창원시민 40대 심모씨는 “뺑소니 사고에 이어 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져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는데도 자숙은커녕 콘서트를 강행하는 게 과연 이치에 맞는가 싶다”며 “오히려 큰 것을 잃게 되는 ’소탐대실‘ 콘서트가 될 거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50대 시민은 “욕을 먹더라도 콘서트를 하는 이유가 결국 찾는 이들이 있으니 하는 거 아니냐”며 “사고를 낸 가수도 문제지만 그릇된 팬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호중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번 공연 강행을 비판하는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창원 공연 첫날 김호중은 팬들에게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처음 심경을 밝혔다.
창원지역 최대 맘카페인 ’줌마렐라‘에는 “범죄자의 심경 고백은 듣고 싶지 않다”, “실망스럽다”, “사태의 심각성을 못 느낀다”는 등의 다소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출석했다.
김호중이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한 것으로 드러나 음주운전 의혹이 일었고, 경찰은 지난 18일 그가 사고 전 찾은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했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던 그의 말과 달리 사고 전 음주운전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앞으로 그의 행보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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