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신선식품·뷰티상품 대상
마포·서대문구 등 일부 지역부터 시작
퀵커머스 시장 규모 2025년 5조대 전망
배민 ‘B마트’ 2023년 상품 매출 34% 성장
이마트·홈플러스 오프라인 업체도 가세
“투자비용 많이 소요… 출혈경쟁 우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가정간편식(HMR), 신선식품 등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커머스 업체부터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르기까지 고물가에 늘어난 ‘집밥족’을 잡기 위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컬리는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HMR과 신선식품, 뷰티 상품 등 5000여개 상품을 주문 후 1∼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물류 서비스다.
‘컬리나우’는 주 7일 상시 운영되는 서비스로,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문할 수 있다. 대상 지역은 서울 서대문구 남·북가좌동, 마포구 망원·성산·연남동, 은평구 증산동 등이다. 서교동과 연희동, 수색동, 상암동 일부에서도 배달이 가능하다. 컬리는 이를 위해 젊은층 거주 비중이 높은 아파트 대단지가 밀집한 북가좌동에 상품을 집품·포장·배송하는 PP(상품 집하·포장)센터를 확보했다.
컬리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데는 최근 신속 배송이 유통업계 경쟁력 지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신선식품과 간편식 수요가 높아지는 데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신선식품 초고속 배송으로 차별화를 둬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업계에선 2020년 3500억원에 불과했던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내년엔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2018년부터 운영한 배달의민족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는 지난해 고객 평균 주문금액이 사업 초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고, 상품 매출 비용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 성장률(12.2%)을 크게 웃돈 수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던 기존 배송 속도전이 오프라인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들은 도심에 별도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하는 이커머스 업체들과는 달리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며 좀 더 용이하게 퀵커머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동네 GS’ 등을 활용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선식품과 우유, 두부 등 생활 밀착형 상품 약 9000종에 대해 퀵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GS더프레시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49.2% 성장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1분기부터 퀵커머스 ‘e마일’ 배송지역을 점포 반경 1㎞에서 2㎞로 확대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매장 반경 최대 2.5㎞ 내 고객에게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해 영업손실을 608억원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더불어 1∼2인 소규모 가구가 늘면서 소량의 신선식품과 밀키트를 즉시 구매하려는 퀵커머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유통업체들이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물류센터 구축과 낮은 구매단가, 높은 배달비로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출혈 경쟁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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