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관광청(UN Tourism·옛 유엔세계관광기구, UNWTO) 선정 카름스테이(마을여행 브랜드) 최우수 관광마을인 제주 동백·세화마을이 전세계 미식관광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27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1회 유엔 관광청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식관광포럼에 참가해 제주의 최우수 관광마을 사례를 발표했다.
유엔 관광청과 필리핀 관광부가 주최한 포럼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미식관광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최근 글로벌 여행의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는 미식관광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 문화관광 교류 등에 미치는 영향과 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칠레, 크로아티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태국, 필리핀, 일본, 중국, 홍콩, 대한민국 등 유엔관광청 회원국 정부기관, 단체, 업계, 학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역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세션(Get Inspired!)에는 △필리핀 푸드앤와인 페스티벌 사례 △제주 최우수 관광마을 사례가 소개됐다.
정지원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그룹 매니저가 제주의 마을 미식관광을 소개했다. 제주도는 관광 자원으로 현지의 마을 여행을 통합한 새로운 브랜드 ‘카름스테이’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관련 성과를 포럼에서 공유했다. 유엔 관광청은 전세계적으로 방문할 만한 뛰어난 문화적 자산을 가진 마을을 약 130곳 선정해 최우수관광마을로 선정하는데 제주도는 세화마을(제주시 구좌읍)과 동백마을(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두 곳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포럼에서 세화마을과 동백마을의 전통 음식과 문화, 제주의 맛을 보전하는 사례를 공유했다.
세화마을의 경우 제주의 강인한 공동체를 상징하는 해녀와 함께 지역관광을 만들어가는 세화마을협동조합 사례를 소개했다.
△유네스코 미식여행 밭한끼 △당근, 감자 등 특산물 활용 로컬 식음료 △구좌읍 해녀 이야기와 공연을 담은 문화 다이닝 등 제주만의 문화유산 미식여행을 담았다.
동백마을은 300년 마을설촌 전통을 바탕으로 후손들에게 동백자원과 문화를 계승 노력하는 신흥2리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사례 중심으로 △제주 토종동백 코스요리 △동백정원에서 즐기는 팜다이닝 △제철음식 고사리 파스타 등 제주의 건강한 마을밥상을 소개했다.
이날 세션 좌장을 맡은 스페인 요리연구·교육 재단인 바스크 컬리너리 센터 이도이아 칼레자 디렉터는 “유엔 최우수관광 마을에서의 미식관광 사례인 대한민국 제주의 특별함을 볼 수 있었다”며 주민이 지역자원과 문화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노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했다.
◆관광객 80% 맛집 검색…미식관광, 지속가능 관광 견인
유엔관광청에 따르면 최근 국제관광이 증가하고 여행지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지역의 고유성은 지속가능한 관광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대표하는 미식관광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세계음식여행협회(WFTA, World Food Travel Association)는 미식관광 이란 그 지역의 맛을 경험하고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협회는 음식은 관광객이 여행목적지를 선택할 때 중요한 동기로 최근 관광객 80% 이상이 지역 맛집을 검색하고 있는 등 전체 국제관광객의 절반 이상(53%)을 미식관광객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여름편’에 따르면 최근 여행객들은 지역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현지인 맛집’ 등 도민 명소를 많이 찾고 있다. 최근 2년간 도민명소 관련 언급량은 약 45% 증가했으며, 연관 검색어로 음식‧맛집 키워드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유엔 관광청 황해국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제주는 카름스테이를 통해 정부와 주민간의 협력을 이끈 좋은 사례”라며 “유엔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모범사례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공사는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자 국제브랜드를 활용한 행정안전부 고향올래 은퇴자마을 조성, 지방소멸기금을 활용한 카름빌리지 구축 등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의 미식관광은 척박한 땅 화산섬 제주에서 살아온 제주인들의 지혜와 정신을 경험하는 여행으로, 특히 입말로 전해져온 제주 로컬음식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이 시대의 진정한 치유밥상이다”라며 “이러한 여행은 바로 도민의 삶인 마을에서 머물렀을 때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앞으로도 체류형 마을관광 정책을 더욱 고도화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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