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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기계설비 효율 관리 땐 에너지 절감… 탈탄소사회 앞당겨”

입력 : 2024-07-08 06:00:00 수정 : 2024-07-07 21: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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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건물부문 32% 탄소감축 목표
냉난방 등 에너지 소비 연간 약 25조원
기술 고도화 땐 발전소 3곳 대체 가능
설계·유지 전 분야서 탄소저감책 고민

기계설비법 4년… 일자리 창출 효과
공동주택 설비유지관리자 7만명 배출
전문교육원 2027년 설립… 인재 양성
적정공사비 확보 등 법·제도 개선 노력

“건축물 등의 기계설비 분야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한다면 100만㎾급 발전소 최소 1~3개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이 2일 세계일보와 만나 탈탄소 사회를 위한 기계설비 분야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기계설비 산업의 중요성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조 회장은 “정부는 건물부문에서 32.8% 탄소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부문에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건축물 에너지사용 중 냉난방, 급탕 등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1%이고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는 연간 약 25조원에 달한다. 또 건물 등이 냉난방·공조 설비 등으로 대표되는 기계설비 분야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 지구적인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심화하는 중이라 이 분야의 기술 고도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기계설비는 특히 건물이 노후화하면 할수록 유지·보수 등을 위한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 건설산업계에 몇 남지 않은 미래유망 사업, ‘블루오션’으로도 거론된다.

16일 ‘기계설비의 날’에 앞서 지난 4일 치러진 ‘제9회 기계설비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대한기계설비건설회관에서 조 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주요 문답.

―기계설비 산업의 의미는.

“기계설비 업종은 산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회사들이다. 탈탄소 사회로 가려면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한데 기계설비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미래산업 중 하나다. 이제는 건축물 등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분야에서 어떻게 탄소배출을 줄일지 고민해야 한다.”

―올해 기념식 화두가 ‘인재교육’이다.

“한국이 오늘날 경제 대국이 된 밑받침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줄어 신규 건물 등의 수요는 줄어들 테고, 그 자리를 기축 건물 등의 유지·관리가 보완해야 하기에 기계설비 인재는 더 늘어야 하고 교육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기계설비에 더 진입할 수 있도록,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인재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협회는 1995년부터 각 지역 대학의 기계설비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까지 30여억원을 냈다. 내년부터는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협회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의 법정 의무교육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받아 교육을 하고 있는데, 기계설비 산업 기술자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전문교육원 설립 필요성이 대두되어 충북 청주 하이테크밸리에 교육원 터를 조성하고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계설비법 시행 4년을 맞았다. 성과는.

“새로운 업역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 또는 500세대(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은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7만여 명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가 배출됐다. 또 5만여 개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이밖에 기계설비법은 건축물에 설치된 기계설비의 성능 발휘 여부 및 안정적 운영을 돕기 위해 성능점검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성능점검업이 신설되어 현재 454개 업체가 등록했다.”

―기계설비법에 보완할 부분은.

“협회는 앞으로 유지관리자 선임기준 현실화 및 유지관리 방안 개선, 성능점검 기준 고도화, 소규모 취약 시설 및 노후 건축물의 기계설비 평가기준 수립, 기계설비 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방안 수립 등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생활밀착형 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건설산업 전반이 침체기다.

“5월까지의 기계설비 수주물량을 체크해 보니 지난해 동기 대비 19%가 줄었다. 하반기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저가 수주 경쟁을 유도하거나 거기에 동참하면 안 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공사비가 싸면 그만큼 싼 자재를 쓰게 돼 부실시공이 될 우려가 커진다. 적정공사비가 투입되었을 때 건축물의 에너지 세이빙이 제대로 된다.”

―적정공사비 확보는 어떻게.

“협회는 우리 업계 생존에 필요한 공사원가 확보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원가관리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노무비의 기준이 되는 표준품셈·표준시장단가·시중노임단가와 자재단가 등이 현실에 맞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장의 정밀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용도 공사원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우리 업계의 귀책사유가 아닌, 발주자 등의 사유로 인한 공기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돌관작업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추가인원 투입 및 휴일 근로수당 등의 돌관 작업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비용들이 공사원가에 반영됨은 물론 공사비 정산 시에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

―향후 협회 활동 방향은.

“우리가 계절에 상관없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기계설비 덕분이다. 그러나 기계설비 시설물은 벽과 천장, 기계실에 가려져 있어서 일반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살아 숨 쉬게 하는 기계설비를 모든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인 건설산업은 이제 긴 침체기에서 벗어나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할 때다. 다시 뛰는 건설산업, 기계설비가 이끌어나가겠다.”


이강진·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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