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 남편 김모씨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여러 아파트를 눈여겨 보고 있다. 벌써 아이 교육을 생각하는 김씨는 서울의 숨겨진 학군지인 광장동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런데 광장동의 아파트값이 최근 몇 주 사이 슬금슬금 올라 초조해졌다. 김씨는 “아내와 고민하며 살까 말까 우물쭈물 고민하는 사이 가격이 1억이 올라버리니 참 당황스럽다”라며 “앉아만 있지 말고 내일부터 임장을 가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23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광장현대3단지(1990년식·1056세대) 22평이 지난 17일 10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되면서 불과 석 달 만에 1억원이 뛰었다. 1억원이란 돈은 매월 200만원씩 4년 2개월 동안 모아야 하는 큰돈이다.
이날 네이버부동산을 보면 해당 아파트 동일 평수 매물 호가는 이미 12억원까지 올라와 있다.
광장동 아파트 값이 오른 건 이곳이 명문인 광장중학교와 양진중학교를 보낼 수 있는 지역이어서다. 광장중학교와 양진중학교는 높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받은 학교로 이른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있다. 이 때문에 주변 학부모들이 이곳으로 학교를 보내고 싶어해 학기를 마치는 겨울방학 시즌이 되면 이 지역으로 전입을 온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2018년식·9510세대)의 가격 또한 무섭게 치솟고 있다. 헬리오시티는 국내 최대 대단지로 단지내 조경이 아름답고 헬스장,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등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 져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22평(9층)이 지난 16일 16억원에 거래되며 넉달만에 2억원이 뛰었다. 해당 아파트 동일 평수는 올 3월까지만 해도 14억원에 거래됐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현재 집값이 오르니 집을 팔려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몇천만원씩 비싸게 팔려고 하고 있다”라며 “여기는 매도자 우위시장”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를 보유한 40대 최모씨는 “헬리오시티로 갈아타기를 준비하느라 집을 내놓았다”며 “현재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많은데, 산다는 사람이 있을 때 빨리 팔고 송파구로 넘어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성동구가 전주대비 0.60% 오르며 서울 강북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진구가 자양·광장동 위주로 0.38% 오르며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어 마포구(0.38%), 용산구(0.30%), 서대문구(0.28%) 순이었다.
서울 강남지역에선 송파구가 0.62%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서울 전체지역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어 서초구(0.47%), 강동구(0.39%), 강남구(0.32%)가 뒤를 이었다.
한국부동산원관계자는 “서초, 송파, 강남, 강동 등 동남권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매물이 소진되고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단지가 신고가 갱신하는 등 거래 분위기 회복으로 인근지역 가격상승 기대심리도 고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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