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이 무서워서” 아이 데리고 방문 잠근 아내에 못질 ‘쾅쾅’ 감금한 50대

광주지방법원. 연합뉴스

부부싸움 중 욕설을 쏟아내 겁먹은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피하자 나오지 못하도록 방문에 못질을 한 50대 남편에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이광헌)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및 감금 혐의를 받아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가정폭력·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8일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아내와 어린 자녀를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아내 B씨와 농작업 문제와 관련된 대화로 언쟁을 주고받았다. 이후 A씨가 어린 남매들이 보는 앞에서 여러 차례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자 겁을 먹은 아내가 자녀 1명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잠근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잠긴 방문 위로 못을 박아 20분여간 피해자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한 것이다. 당시 자녀들의 나이는 모두 10세 이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19년에도 가정폭력사건으로 검찰의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유예란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범죄 혐의가 충분하더라도 피의자의 환경 및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나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볼 때 자녀인 피해 아동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도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도 “피해자인 B씨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A씨가 과거 B씨에 대한 가정폭력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