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상반기에 1만196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해 노동관계법 위법 사항 3만6363건을 적발했다. 적발된 체불임금은 390억원으로 이 중 270억원을 청산했다.
고용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상반기 근로감독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주요 위반 사항은 △근로조건 명시 위반 1만974건 △금품 체불 7039건 △근로·휴게 시간 및 휴가 미준수 1143건 △최저임금 미달 200건 △비정규직 차별 및 성차별 198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근로감독은 구조적으로 체불에 특히 취약한 건설 현장이 집중 대상이 됐다. 경북 의성군의 한 건설사는 총 105명의 임금 4억4000만 원을 체불한 사실이 적발됐다. 인천 건설 현장 3개소에서는 1년간 근로자 임금을 총 2595명에 걸쳐 인력소개소나 현장 팀장에게 일괄 지급해 직접지급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허가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고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모범이 돼야 할 공공 건설 현장임에도 불법적으로 하도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등 구조적으로 임금체불에 취약한 사례를 확인해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청년 단시간 근로자(아르바이트)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카페와 음식점에서는 휴일 수당 관련 위반 사항이 많았다. 대형 카페와 음식점 112곳을 감독한 결과 노동자 1361명이 총 4억6500만원의 임금과 각종 수당을 받지 못했다. 관공서 공휴일을 보장하지 않거나 아르바이트생에게만 명절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 등이 적발됐다. 2022년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명절, 공휴일 등 관공서 공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웹툰 제작 및 교육 콘텐츠업체의 장시간 근로 및 포괄임금 오남용 사례도 확인됐다. 특정 시기 만연한 장시간 근로와 일 한 만큼 제대로 보상하지 않은 관행이 여실히 드러났다. 총 62개 사업장 중 49개 소에서 1677명의 임금 8억200만원이 체불됐고, 12개소에서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는 등 총 300여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확인됐다.
고용부는 하반기에도 노동 약자 보호를 위한 근로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외국인 다수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확대하고 고의·상습 법 위반 기업에 대한 특별감독도 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하반기에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감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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