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12일·서울 10일째 ‘열대야’
8월 초순까지 ‘찜통더위’ 이어져
부산선 60대 작업 중 열사병 사망
중대본 가동… 폭염경보 ‘심각’ 상향
장마가 끝나자마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대야가 열흘 넘게 이어지며 3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뒤덮으면서 이날 전국의 한낮 수은주가 크게 치솟았다. 서울 전역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는 이날 10시를 기해 경보로 강화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같은 시각 경기·강원과 전라권에도 폭염주의보가 경보로 격상되는 지역이 속출하며 강원 산간과 경기 북부 일부를 제외한 한반도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전국에 마지막 장맛비가 내린 후 이달 초순까지 아열대고기압이 확장하며 최고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반도 상공을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덮고 가열된 공기를 불어넣는 양상으로 폭염이 장기화하고 있다. 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3도, 대구·강릉은 36까지 치솟겠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오후에 5~10mm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높은 습도 탓에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간밤 서울 최저기온은 27도를 기록해 지난달 21일 이후 10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강원 강릉에선 12일 연속, 강원 속초·삼척에선 11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나타났다. 특히 전날 밤 강릉 밤 최저기온은 30.4도에 달해 ‘초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지역에 열대야가 지속되는 이유가 낮 동안 올라간 기온으로 뜨거워진 바람이 동해안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밤새 머물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에 따라 강원 영동지역에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점도 기온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상청은 고기압 확장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영동지역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최장 기간 열대야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2013년 8월 15일간 이어진 열대야가 최장이었다.
계속된 폭염에 60대 근로자가 열사병 증상으로 쓰러져 숨지기도 했다.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50분쯤 부산 연제구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A씨가 온열질환인 열사병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7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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