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대 최대 낙폭 기록하며 2500 붕괴…‘검은 월요일’
코스피가 5일 하루 동안 20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 8.77% 하락하며 2441.5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대 최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88.05포인트(11.3%) 떨어지며 691.28로 마감, 700선이 붕괴됐다.
하룻동안 코스피에서 약 192조원, 코스닥은 약 43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주식시장 하락을 진정하는 목적의 시스템인 사이드 카(Side Car)가 오전과 오후 코스피와 코스닥에 발동됐다. 그러나 하락세를 막지는 못해 오후 1시56분 코스닥에, 오후 2시14분에는 코스피에 매매를 총 30분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1단계)’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서킷 브레이커 해제 후에도 10% 이상 떨어졌다가 장 막판에서야 하락 폭을 줄였다.
이날 주식시장 패닉은 미국발(發)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심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실업률이 약 3년만에 가장 높게 나오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여기에 중동정세 악화,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이 패닉의 연료가 됐다.
투자자들이 일제히 위험자산 축소에 나서면서 뉴욕은 물론, 아시아 증시도 크게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225는 전 거래일 대비 4451.28포인트(12.4%) 폭락하며 3만1458.42로 장을 마감했다. 1987년10월20일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상반기 28.45% 상승한 대만 가권지수도 8.35% 급락, 1만9830.88에 마감했다.
◆티메프 사태로 드러난 해피머니 상품권 부실 관리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해피머니 상품권 중단으로 번지면서 상품권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해피머니 상품권은 큐텐과 티메프에서 10%에 달하는 할인율로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에 일명 ‘상테크’(상품권+재테크)로 주목받은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주요 판매처인 티메프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해피머니 사용처들은 제휴를 끊으면서 휴지조각이 됐다.
해피머니 측은 환불을 공지했지만 실제 환불도 이뤄지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해피머니를 운영하는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수년째 완전자본잠식인 상태였다. 이 기업의 올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채는 2961억원으로 자산규모인 2407억원을 뛰어넘었다. 2022년에도 부채(1609억원)가 자산(1039억원)을 넘어섰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고객에 상품권을 판매한 뒤 해피머니를 사용할 때가 돼서야 대금을 사용처에 정산해 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금 돌려막기’를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외에 고객이 유효기간을 넘겨 사용하지 못한 금액인 낙전수입(지난해 기준 41억원) 등이 해피머니의 주 수입원이었다.
사실상 고객의 자금을 수신하는 상품권 업계에 대한 관리 필요성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부터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까지 수차례 제기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을 규정한 상품권법이 1999년 폐지된 이후 인지세만 납부하면 누구나 제한 없이 발행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규제 공백을 틈타 온라인 E-쿠폰 거래액이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상품권 시장은 성장했다.
해피머니아이엔씨 역시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에 오르지 않았고, 자본잠식상태에도 불구하고 지급보증보험조차 들지 않고 상품권을 찍어냈다.
피해자들은 해피머니가 위메프에 판매될 때 전 대표가 운영하는 한국선불카드로 수수료 수익이 지불되는 등 투명하지 못한 자금흐름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동양생명 “안방보험 파산 진행… 회사에 영향 없어”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의 파산 절차와 관련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5일 밝혔다.
동양생명은 이날 입장을 내고 “자사의 모회사는 중국 다자보험으로, 안방보험은 현재 관계없는 회사”라며 “안방보험의 청산 절차는 동양생명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6년 말 안방보험에 인수됐다. 그러나 2017년 우샤오후이(吳小暉) 당시 회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이후 안방보험 자산이 중국 다자보험으로 이관되면서 다자보험 계열사로 편입됐다.
동양생명은 “기존과 같이 다자보험 자회사로 독립 경영을 계속할 것”이라며 “당사의 2대 주주인 안방그룹 홀딩스 역시 다자보험의 100% 자회사로, 파산절차를 진행 중인 안방보험과는 별개의 회사”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안방보험에 대한 파산 절차 진행을 승인했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2004년 세운 민영 금융그룹이다. 우 전 회장은 중국 최고층 인사들과 ‘관시’(關係·관계)를 이용해 사업을 급속도로 확장했다. 하지만 2017년 우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내리막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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