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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관유착·업무태만 ‘순살아파트’ 불렀다

입력 : 2024-08-09 06:00:00 수정 : 2024-08-09 07: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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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LH 특혜 실태 보고서

전관업체 상품권 받고 골프 여행
검단지구 등 구조설계·감독 소홀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로 드러난 ‘순살 아파트’ 사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관 유착‘과 ‘업무 태만’이 뒤섞여 벌어진 예견된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 건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공개된 감사원의 ‘LH 전관특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LH가 LH 출신들이 소속된 전관 업체들에 대해 벌점을 면제해주거나 기준 미달인 업체에도 품질 우수통지서를 발급해주는 등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전관 유착의 배경에는 막대한 금품과 접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일례로 2021년 3월 당시 LH 차장급이던 현장 감독 A씨는 전관 업체로부터 8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명품 가방을 구매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회에 걸쳐 LH에서 퇴직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전관들과 함께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골프 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LH 직원들은 규정상 퇴직한 지 2년 미만의 자와 사적 접촉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A씨는 출처 불명의 현금 4560만원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고도,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 A씨 외에 또 다른 현장 감독 3명이 30여 차례에 걸쳐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현장 모습. 연합뉴스

감사원은 A씨에 대해 파면을 요구하고, 전관 업체로부터 직무 관련 금품 수수를 받은 전·현직 직원들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아울러 LH가 인천 검단 등 102개 지구에 2016년 도입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하면서도 구조설계 검수·감독업무를 게을리한 사실도 이번 감사로 명확히 드러났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포함 23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지난해 LH 자체조사 결과로 발표된 바 있으나, LH가 무량판구조 시공 경험이 없는 시공사 등에 전단보강근의 설치 필요성과 시공방법 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도면 작성 시 철근 누락, 설치 위치 오기 등의 설계 오류가 늘어난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순살 아파트의 공통 특징인 무랑판 구조는 리모델링에 유리하지만, 붕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선 철근이 필수다.

 

감사원은 또 17개 건축사무소가 LH 승인 없이 무량판 구조설계를 부당하게 하도급한 사실도 확인해 이들 업체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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