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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조기경보기는 전투기는 엄두도 못 낼 대형 레이더를 장착하고는 수백㎞ 밖 여러 공중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한다. 그동안 북한이 접하지 못했던 무기체계다. 최근 북한 순안공항에서 옛 소련산 수송기인 일류신(IL)-76에 레이더를 부착해 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하는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다고 한다. 지난해 순안공항에는 러시아 화물기가 여러 차례 드나든 항적 기록이 있다. 러시아 지원으로 개조 작업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법하다.

옛 소련은 1970년대 IL-76을 개조해 A-50 공중조기경보기를 제작했다. 북한도 ‘북한판 A-50’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A-50은 대당 가격이 3억3000만달러(약 4400억원)에 달하는데 성능면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공중조기경보기(AWACS) E-3와 필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이 조기경보기를 만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열악한 공중 정찰·감시자산 확보 차원이다. 한국군은 E-737 공중조기경보기 4대를 운용 중이다. 미군도 일본과 한반도에서 거의 매일 정찰기를 띄운다. 하지만 북한은 속수무책의 상황을 지켜볼 도리밖에 없었다. 조기경보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했을 게다. 만약 북한에서 조기경보기가 완성돼 실전배치될 경우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우려된다. 전투기의 전투력 증강은 물론이고 지상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의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한·미연합군이 운영하는 저속 순항미사일의 대북 타격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다음 행보는 전투기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최신 기종은 1977년 첫 비행에 성공한 미그-29 기종이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로 무장하고, 자체 개발한 4.5세대 KF-21의 양산을 앞둔 한국에 비해 공군력은 확연히 열세인 실정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간 공군력 현대화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군 비행장을 방문해 러시아군의 각종 전략폭격기와 다목적 전투기를 둘러봤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러 군사 밀착이 북한의 최신 전투기 도입으로 연결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가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갈 것 같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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