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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탈출·인명구조… 실제 같은 상황서 52주 맹훈련

입력 : 2024-09-01 19:23:10 수정 : 2024-09-01 19: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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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안전 인재 산실’ 해경교육원

1월 입교 교육생 169명 훈련
침몰 선박·강풍·폭우 상황 등
‘바다 위 재난’ 고강도 모의훈련
“위기 순간 대응·복구 역량 강화”

“준비됐습니까? 큰 목소리로 이함(離艦)을 외치고 안전하게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해양경찰교육원 선박안전실습장. 500t급 경비함정을 모델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에서는 뜨거운 햇볕 아래 지상 3층의 야외데크에서 교관 전명군 경위의 지시하에 제250기 해경 교육생들이 침몰을 가정한 탈출 훈련을 받고 있었다. 전 경위의 지시가 떨어지자 교육생들이 신속한 낙하로 배에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해양구조훈련장에서 모형헬기를 탄 대원들이 폭풍우가 치는 바다에 뛰어들어 인명을 구하고 있다.

교육생 20명 모두 이함한 뒤 6∼7명씩 3개 팀을 구성해 각자 손을 맞잡고 발끝을 중앙으로 모았다. 바로 ‘허들링(Huddling)’이다. 서로 몸을 밀착해 체온이 나눠지도록 한 자세로 추위는 이겨내고 동료애를 키우는 훈련이다. 전 경위는 “현장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고 벗어날 수 있느냐, 그것이 바로 골든타임 확보와 가장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자리를 옮긴 지하 1층. 기울어진 선박을 직접 느끼고 벗어나는 체험이 진행됐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니 15㎡ 남짓한 선실을 본떠 만들어진 공간이 나타났고, 교수의 안내에 따라 기울기가 선택됐다. 먼저 30도에서는 순간적으로 몸이 한쪽으로 쏠렸다. 곧이어 45도로 각도를 높이자 몸의 균형을 잡기는커녕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이 수치는 2014년 4월 단원고교 학생과 교사 등 300여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라고 교육원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장비 바닥은 미끄러움 방지 매트로 그나마 정지 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실제 여객선은 더욱 미끄러운 데다 핸드레일을 잡기도 어려워 위험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로부터 멀지 않은 해양구조훈련장에서는 거센 바람이 불면서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흡사 바다 한가운데 있다고 착각할 만큼 “웅, 웅∼”거리는 기계음에 폭풍우와 2m 수준의 너울이 쳤다. 그러자 한편에 배치한 모형헬기가 공중으로 솟구쳤고, 베테랑 대원들이 익수자를 구하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내던졌다. 파도에 맞선 지 5분쯤 지났을 때 조난자가 무사히 구조되자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재 교육원에서는 지난 1월에 입교한 169명의 신임 교육생이 고강도 일정을 소화 중이다. 총 52주(외부관서 실습 12주 포함) 동안 체력단련을 시작으로 수영 및 인명구조, 해상 안전관리 등 기본 과정을 수료해야 일선에 배치될 수 있다. 해양경찰청 부속 해양경찰교육원은 전남 여수에 둥지를 마련한 지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현장에 강한 해양경찰 양성’을 목표로 2014년 13개 훈련장과 4000t급 ‘바다로함’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시설이 도입됐다. 김종욱 해경청장은 “국민 위기의 순간에 최선 대응과 복구가 이뤄지는 전문역량을 길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글·사진 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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