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부 “응급실 붕괴 상황 아냐” vs 의대교수들 “정상 진료 못해”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4-09-02 16:16:01 수정 : 2024-09-02 16:20: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의대교수들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46곳 영유아 내시경 안되고 16곳은 흉부대동맥 수술 안 돼… 현실은 정부 발표와 달라”
정부 “응급실 붕괴 상황 아냐… 군의관·공보의 위기 응급실에 집중 배치할 것”

전공의 이탈이 7개월째에 접어든 여파로 추석 연휴를 앞둔 전국병원의 응급실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의대교수들이 “대학병원 응급실 46곳이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고 16곳은 흉부대동맥 수술이 불가하다. 정부 발표와 달리 많은 응급실이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자 처벌과 의대 증원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응급실 붕괴상황은 아니라고 거듭 반박하고, 군의관·공중보건의를 위기 응급실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의 응급실 현황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 성명에서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곳,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곳”이라며 “건국대 충주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이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정치권은 의료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응급의료 일일브리핑에서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하고 있고 6.6%인 27곳은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 의사가 평시 대비 73.4% 수준이지만 군의관, 공보의, 진료지원(PA)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하고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수술·처치·마취 등 응급실 후속진료 행위 200% 가산 등 이미 발표된 조치들의 후속절차를 마무리하고, “응급실 운영이 제한된 병원에 군의관 15명을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파견될 235명의 군의관·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리 병원 응급실에도 공보의가 있지만 환자동의서만 받고 있다. 교육이 전혀 안돼 있어서 군의관, 공보의는 응급실 환자 진료에 투입하면 문제만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연휴 의료 특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현장을 굳건하게 지키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이번 추석연휴 기간동안 408개 응급의료기관, 112개 응급의료시설은 평소와 동일하게 24시간 진료체계를 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관련해 “추석연휴에 24시간 진료가 어려운 곳은 협회로 ‘추석연휴 진료 불가’를 신청해달라”며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 응급 진료 이용에 혼선이 없도록 홍보하겠다. 진료 능력이 안되는데 응급환자를 받는 경우 환자를 더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으로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한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전의교협)는 지난달 31일부터 2일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결과 “68.9%는 점진적 증원을 원했고, 현사태 해결을 위해 ‘내년 입학정원도 조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65%였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제안도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2026학년도 증원을 유예하면 의사인력 수급 균형이 늦어진다”며 “이 경우 필수의료, 지역의료 확충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영·조병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르세라핌 카즈하 '러블리 볼하트'
  • 르세라핌 카즈하 '러블리 볼하트'
  • 김민주 '순백의 여신'
  •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공효진 '공블리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