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5대 금융, 中企에 2조 ‘녹색 대출’ 맞손

금감원과 기후위기 대응 협약식
금융지주 자체 자금 1조원 투입
삼성은 1조 규모 ‘ESG 펀드’ 조성
협력사에 최대 20억 무이자 대출

삼성전자가 금융권과 국내 협력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24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시스

1조원 ESG 펀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8000억원, 2000억원을 내 조성했다. 삼성전자는 1조원을 5대 은행에 예치한다.

중소·중견 협력사가 사업장 환경·안전 개선과 에너지 사용 저감 등 ESG 투자 계획을 수립해 대출을 신청하면 삼성전자와 은행은 자금 목적이 ESG 목적에 적합한지 심사 후 지원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업체는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필요 자금을 최장 3년간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다. 1조원 기금의 이자와 5대 은행의 대출 금리 감면으로 협력사들의 이자 부담을 덜었다.

금감원은 중소·중견기업 ESG 경영 지원을 위해 협약 주체 간 협력을 조율한다. 5대 은행은 삼성전자가 예치한 재원이 협력회사에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중소기업 사업장의 재해 예방과 탄소 감축 등에 관한 컨설팅과 교육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중소·중견기업들도 ESG 경영 전환이 필요하지만 고효율 생산설비 전환이나 환경·안전설비 추가 등 관련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60조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생 프로그램의 하나로 ESG 펀드를 계획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이 대기업과 금융권이 ESG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례로 평가하면서, 향후 상생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급망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자금, 인력양성, 기술 등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