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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Apache)는 세계 최강의 공격 헬기로 ‘전차 저승사자’로 불린다.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중 가장 용맹했던 아파치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속 365㎞의 빠른 속도, 1200발짜리 30㎜ 포와 2.75인치 로켓탄 76기,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16기를 갖춘 주·야간 전천후 헬기다. 지상에 근접해 건물·언덕 등을 은폐물로 이용한 기습 공격에 강해 적진 깊숙이 침투가 가능하다.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침공 당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991년 걸프전에서 탱크 278대를, 2003년 이라크전 때는 탱크 80여 대와 장갑차 140여 대, 250여 문의 화포를 파괴해 공포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헬기는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힘을 못 쓰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 공격 헬기 Mi-28이 우크라이나의 자폭용 드론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공격 헬기가 실전에서 드론에 당한 건 처음이다. 200억원이 넘는 러시아군 Ka-52 공격 헬기 등도 1000만원 안팎인 휴대용 미사일에 줄줄이 격추됐다. 개전 이래 러시아군은 300대 이상의 헬기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장은 그야말로 ‘헬기의 무덤’이 됐다.

미 육군이 올 2월 이미 개발에 20억 달러를 들인 코만치 헬기 개발 사업을 전격 취소해 화제가 됐다. 미 육군 참모총장은 “헬기의 공중 정찰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배우고 있다”며 “무인 시스템이 더 멀리 도달하고 더 저렴해졌다”고 밝혔다. 미군은 헬기 대신 무인기와 유·무인 복합 시스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자위대도 우크라 전쟁 전에는 아파치 헬기를 추가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쟁 양상이 전례 없이 흐르자 헬기 계약을 취소하고 무인 공격기를 증강하기로 했다. 호주도 아파치 도입 재검토 주장이 나온다.

현재 실전 배치된 우리 군의 아파치 공격 헬기(AH-64E) 36대와 주한미군의 48대를 더하면 한미연합군의 아파치는 84대다. 군 당국이 4조7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아파치 공격 헬기 36대 구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우크라 전쟁 이후 헬기 가성비는 떨어지고, 드론 파괴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기 운용은 현실에 맞게 해야 한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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