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서울 부동산을 가장 많이 매수한 사람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이 2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소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을 매수한 경기, 인천 거주자들은 모두 1만9343명이고, 이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분당구(1220명)로 집계됐다.
분당 거주자들이 가장 선호한 지역은 강남권역이었다. 송파구가 175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가 174명으로 바짝 뒤를 이었다. 서초구와 강동구는 각각 139명, 105명이 매입했다. 분당 거주자 입장에선 강남권 접근성이 편리하고 생활권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만큼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더해져 서울 중에서도 강남권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당구 다음으로 서울 부동산을 많이 산 지역은 경기 남양주시였다. 올해 남양주시민 1174명이 서울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했다.
이들이 매수한 곳은 강동구(146명)가 가장 많았고, 성동구(139명), 중랑구(133명), 노원구(80명), 송파구(7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양주시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을 선호한 가운데 특히 강동구의 인기가 높았다. 지난 8월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연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경기 남양주시 이동이 편리해지면서 강동구에 집을 매입한 남양주시 거주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분당구와 남양주시에 이어 서울 소재 집합건물 매수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였다.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덕양구 거주자는 1062명으로 경기·인천 매수자의 5.5%를 차지했다.
덕양구 거주자들도 기존에 같은 생활권에 접근성이 용이한 편인 은평구(182명), 마포구(97명), 서대문구(91명), 강서구(85명) 등에 주로 부동산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구의 경우 인근 마포구나 서대문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서울 입성을 노리는 덕양구 거주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경기 남부권의 하남시(902명), 화성시(877명)도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가 많은 편이다. 하남시 거주자는 서울 강동구(283명), 송파구(155명)에 주로 집을 샀고, 화성시 거주자는 송파구(90명), 서초구(70명), 강남구(67명)를 선호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경기, 인천 거주자들은 서울에서 부동산을 살 때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 위주로 매입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직장이나 학교 등 기존의 생활권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거주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의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활권과 별개로 강남권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통계청의 2024년 8월 국내인구이동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순이동수는 -3848명으로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 강동구 등은 유출보다 유입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랩장은 “최근 강남권역 내 청약 열풍과 지난 2~3분기 서울 집값 상승세를 고려한다면 상급지 갈아타기를 염두에 둔 서울 입성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하방경직성이 견고한 상급지와 신축 대단지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그렇지 못한 지역의 집값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역간의 온도차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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