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다짐
한동훈, 인천 강화 풍물시장서
“국힘 끝까지 잘 하겠다” 약속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21 회동’ 이튿날 각자 재·보궐 선거 승리를 거둔 텃밭 ‘부산’과 ‘인천’을 찾았다. 양측은 전날 회동에서 엇갈린 입장을 나눈 데 이어 하루만에 다른 행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범어사를 방문했다. 금정구는 10·16 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2%포인트 격차 대승을 거둔 지역이다. 윤 대통령의 범어사 방문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다. 이날 동구에서 열린 세계자원봉사대회 개막식 참석차 부산을 찾은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30㎞가량 떨어진 사찰을 먼저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사찰 관계자 및 신도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정오스님의 안내를 받아 대웅전으로 이동했다. 대웅전에서 윤 대통령은 헌향하고 삼배를 올렸다. 윤 대통령은 “20여년 전 부산에 근무했고, 떠나서도 금정산을 등산하며 이곳을 여러차례 방문했다”고 인연을 강조했다.
주지실로 옮긴 윤 대통령은 스님들과 차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습니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정여스님은 “휘말리지 않고 꿋꿋하게 하시는 모습이 든든하다”고 답했다.
스님들은 윤 대통령에게 덕담을 건넸다. 방장 정여스님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든든하다”고 했고, 정오스님은 “사람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말씀과 힘들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통령이 되신 모습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셨다”고 말했다. 정오스님은 ‘무구무애’(無垢無碍·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고 쓰여진 족자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범어사에서 주신 많은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답했다.
특히 정여스님은 “인생을 살다 보면 가슴에 남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바깥에서 흔드는 것보다도 내 스스로가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마음속 상처를 너무 간직하면 병이 된다며, 적당히 비우며 새로운 것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진작 왔어야 하는데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범어사에 대해 “영남의 3대 사찰 중 하나로 의상대사, 원효대사, 만해 한용운 등 많은 고승대덕을 길러낸 한국의 명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자원봉사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행사 직후 부산역 인근 전통시장인 동구 초량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의 부산 전통시장 방문은 자갈치시장(2022년·2023년), 국제시장, 동래시장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시장을 둘러 본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다”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시장을 찾은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을 직접 뵈니까 더 잘 살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 사장이 운영하는 과일가게를 들러 격려하고, 아동복 가게 앞에서 아이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초량 시장 행사를 끝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보선에서 8%포인트 차 승리를 거둔 인천 강화군을 찾았다. 한 대표는 강화 풍물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국민의힘이 끝까지 잘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강화군민의 삶을 책임지겠다, 증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제가 그 약속을 보증하기 위해서 다시 왔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우리를 선택 안 해주신 분이 많은 것도 안다"며 "그 마음도 기억하고, 그 마음도 담아서 군정을 제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23일 금정구를 찾아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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