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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학교·마을 주민들 힘모아… 폐교 위기 송학중 ‘기적의 날갯짓’

입력 : 2024-11-12 06:00:00 수정 : 2024-11-11 2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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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신입생 전무 존폐 위기에
동문·주민 예비 중1 홍보 앞장
지자체 학교버스·장학금 지원도
2025년도 신입생 14명 유치 ‘결실’

“학교는 물론 지역에 활기가 돌면서 설레죠.”

충북 제천시 전미영 송학중학교 교무부장은 “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활력의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교사는 물론 주민들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부장은 1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제천시와 교육청, 교사, 주민이 힘을 모아서 학교를 살린 것에 한없이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 10월 충북 제천시 송학중 학생들이 송학면 마을축제에서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을 홍보하며 수익금은 전액 학교에 기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제천시 제공

송학중은 2020년 신입생 2명이 입학한 후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신입생이 없었다. 지난해 2명이 졸업하면서 폐교 위기에 처했다. 반전은 지난해 6명이 1학년으로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는 12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다. 이어 1학년 1명, 2학년 4명이 전입해 1학년 13명과 2학년 10명에 이른다.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마감한 2025학년도 송학중 신입생 배정 신청서 제출자는 14명이다. 이에 내년도 전교생이 37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은 송학초 11명, 제천 시내 초등학교 졸업예정자 2명, 77세 만학도 1명이다. 마지막 날 신청서를 낸 만학도 아들은 학교 측에 “순수하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으로 교육활동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송학중은 1971년 개교해 6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가 폐교 위기를 맞으며 학교와 주민, 교육청, 제천시가 협력했다. 당시 10년 새 인근 초등학교 두 곳이 문을 닫으며 위기감은 고조했다.

폐교 위기가 거세지자 동문과 마을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2022년 8월 송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예비 중1 학부모를 일일이 찾아서 홍보하고 충북교육감도 수차례 만나 설득했다. 장학금도 이어지고 대학교수인 선배는 학생들을 초대해 강의도 들려주고 학교도 탐방했다. 송학중 동문이자 마을 주민은 “폐교 극복 사례를 배우려 제주도까지 가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교를 살려 기쁘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학교 버스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찾아가고 싶은 농산촌 특색학교’에 이어 올 2월 시내 6개 중학교를 동일한 공동학구에 포함했다. 시내 학생이 주소를 옮기지 않고도 송학중으로 전·입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체육관이 없는 학생들은 송학초 체육관을 이용하며 협력했다. 송학중 학생들은 송학초 5, 6학년생들과 함께 체육활동을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방과후 프로그램도 1대1 수준으로 운영한다.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오후 4시30분부터 2시간)으로는 대표적 교과목인 수학과 영어를 배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오사카 견학을 다녀오고, 의약학계열 진학 희망 학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단체견학을 하고, 웹툰 작가 지망 학생은 팝아트 체험 행사도 가졌다.

장학금은 학업과 학교생활 등에도 준다. 동문과 마을, 기업, 종교단체 등에서 장학금 기부가 이어진 탓이다. 김덕진 송학중 교장은 “송학중이 새롭게 도약하고 모든 교육공동체가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제천=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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