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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표현 자유 다소 폭넓게 인정… 거짓말 반복·지지율 영향 땐 센 처벌 [이재명 15일 ‘선거법’ 1심 선고]

입력 : 2024-11-14 19:00:00 수정 : 2024-11-14 21: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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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허위 사실 공표’ 판례 보니

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TV토론 발언
‘1·2심서 벌금 1000만원’ 정읍시장도
법원 “일방적 공표 의도 없었다” 무죄

유세 중 허위발언 송재호는 벌금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해 법원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다소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공직 출마자의 발언에 일부 허위가 있는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의견 표명으로 볼 수 있으면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250조 1항)는 문제가 된 발언이 사실의 공표인지 의견의 표명인지, 행위자가 적시한 사실을 허위로 인식했는지(고의 여부) 등을 구성요건으로 한다.

대법원 전경. 뉴시스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될 경우 대법원 양형기준은 징역 10개월 이하 또는 벌금 200만∼800만원을 선고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허위사실이 후보자 평가에 관한 선거구민의 매우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계되는 경우 △선거일이 임박한 경우 △상대방이 상당히 다수이거나 전파성이 매우 높은 경우 등 가중요소가 있다면 징역 8개월∼2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원을 선고하도록 했다.

검찰이 양형기준상 최고수준인 징역 2년을 구형한 것도 이 대표에게 이런 가중요소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법원은 다만 의견 개진이나 추상적 평가에 해당하는 표현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시절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 발언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단을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법원은 “토론회 발언에서 다소 부정확한 발언이 있더라도 허위사실 공표죄로 엄격하게 처벌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이학수 정읍시장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이 시장은 2022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쟁 후보의 토지 매입과 관련한 허위 의혹을 제기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발언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문제된 표현들은 전체적으로 ‘의견의 표명’에 해당하며 토론회 발언의 경우 일방적 공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 지난달 31일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018년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지 않다’고 말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재수 전 춘천시장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20년 1월 “피고인의 발언은 사실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때론 허위사실의 ‘정도’나 지지율에 미친 영향이 판결에 고려되기도 한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유세 중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송재호 전 의원은 이듬해 10월 벌금 90만원이 확정됐다. 그는 유세 중 문재인 전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한 것이 자신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됐다. 법원은 “발언 내용과 맥락을 비춰 보면 피고인의 능력을 과장하는 등 유권자들의 올바른 의사 결정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허위사실 강도가 강하지 않고, 지지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의원직 상실형은 내리지 않았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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