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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SG사태’ 주범 라덕연에 징역 40년·벌금 2조4000억원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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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14 19:49:55 수정 : 2024-11-14 19: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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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8개 종목 시세조종해 7300억원 챙겨
내년 1월 선고

검찰이 국내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SG증권 사태’의 주범 라덕연(43) 투자컨설팅업체 대표에게 징역 40년과 벌금 2조3590억원을 구형했다.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가 지난 2023년 5월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정도성)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추징금 127억원도 함께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이 시작된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검찰은 “라씨는 이 사건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로,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하고 범행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며 다수의 피해를 야기했다”고 중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라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금융당국 허가도 받지 않은 채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 주식 거래를 대신해주겠다며 상장기업 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737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를 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형 전국구 주가조작’으로 규정했다. 관련해 기소된 인물만 56명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통 주식 수가 적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을 노려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 9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아 주가 조작에 활용했고, 지난해 4월24일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주가 폭락을 초래했다.

 

당시 이들이 보유한 8개 종목의 총액은 1조4400억원에 달했다. 또 금융투자업 등록도 하지 않은 채 투자자 명의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정을 위탁 관리하면서 1944억원을 추가로 챙겼다. 조직적인 범행을 위해 변호사와 회계사가 조직 초기부터 자문을 맡으며 법인 설립과 운영을 도왔고, 검찰은 이들의 재산 220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를 하고 범행에 이용된 법인 10개도 해산 조치했다.

 

공범들에 대한 구형도 이어졌다. 조직 ‘3인자’로 지목된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는 투자자 유치와 정산법인 계좌를 통한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20년과 벌금 2조2300억원, 추징금 120억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안씨는 라씨와 항상 동행하며 영업을 했고, 재계 인사인 부친을 통해 다수 투자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도 가담했다. 은행 고객을 투자자로 유치하고 2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시중은행 기업금융팀장 김모씨와 증권사 고객의 돈 168억원과 계좌 대여를 알선하고 2억9500만원을 챙긴 증권사 부장 한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이 외 조직원들은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3~8년이 구형됐다.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된 라씨는 약 1년 6개월에 걸친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라씨 일당은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고는 내년 1월23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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