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햄버거, 피자 등 고지방 식품을 자꾸 먹게 되면서 혈관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럴 때 코코아 한 잔으로 이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이 영국왕립학회 학술지 '식품과 기능'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코아와 녹차, 홍차에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 화합물 '플라바놀'이 스트레스와 고지방 식사로 인한 혈관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카타리나 렌데이로 버밍엄대 영양과학과 조교수는 "스트레스가 있을 때 사람들은 고지방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전에 고지방 식품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체의 혈관 회복을 저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고지방 식사에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식품을 추가하면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18~45세 건강한 성인 23명(남성 11명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 버터 크루아상 2개와 가염버터 10g, 체다치즈 1.5조각으로 구성된 고지방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 한 그룹에는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695mg)를, 다른 그룹에는 플라바놀 함량이 낮은 코코아(6.5mg)를 우유와 함께 제공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식사 후 90분간 휴식을 취한 뒤 8분간 수학 시험을 치렀다. 시험은 점차 난이도가 높아지고 오답 시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연구진은 시험 전후로 참가자들의 혈류량과 심혈관 활동, 전전두엽 산소포화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플라바놀 함량이 낮은 코코아를 마신 그룹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관 기능이 1.29% 감소했으며, 이러한 영향은 스트레스가 해소된 후 90분까지 지속됐다. 혈관 기능이 1% 저하되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플라바놀이 풍부한 코코아를 섭취한 그룹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혈관 기능이 유지됐다. 스트레스 해소 후 30분과 90분 시점에서 측정한 혈관 기능도 더 양호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로절린드 베이넘 연구원은 "플라바놀은 베리류와 가공하지 않은 코코아를 포함한 다양한 과일, 채소, 차, 견과류에 포함된 화합물의 일종"이라며 "플라바놀은 특히 혈압 조절과 심혈관 건강 보호와 같은 건강상의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양학회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플라바놀 섭취량은 400~600m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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