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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안일 대응이 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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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28 11:04:39 수정 : 2024-11-28 13: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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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소장 등 업무상 과실치상
소방안전관리자 평소 교육·훈련 부실

지난 8월 인천에서 발생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현장 관계자들의 안일 대응이 화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근무자는 경보음이 울리자 직접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 스프링클러 정지 버튼을 눌러 임의로 차단시켰다. 또 관리사무소장이나 총괄 소방안전관리자는 평소 불이 났을 때의 교육이나 훈련조차 벌인 사실이 없었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청라국제도시 모 아파트 관리소장 A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8월 1일 인천시 서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때 초기 부실한 조치로 인적·물적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2일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들의 업무상 과실과 입주민 등이 입은 상해가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14개동 1581가구 대단지 아파트가 쑥대밭이 됐다. 입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는 그을렸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앞서 7월 29일 일대에서 2시간가량 운행하고 주차 뒤 59시간이 흘러 보닛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다 약 10초 후 ‘펑’ 소리와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보험·정비·운행 이력을 모두 살펴봤지만 화재 원인으로 볼만한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특히 당직자였던 B씨는 불이 난 직후 스프링클러 정지 버튼을 눌러 작동되지 않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중계기 선로가 끊어졌고, 복구 불가능으로 불이 급속도 확산됐다. 이는 현지의 폐쇄회로(CC)TV 장면에서 나타난다.

지난 8월 인천 서구 청라 화재 아파트로 인해 쌓인 폐기물. 연합뉴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보기 등이 오작동하면 아파트 입주민들이 항의할 수 있어 일단 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소방시설을 불법으로 폐쇄하거나 차단할 경우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화재 시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려 4개월 동안 수사했으나 명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일부 차량 전문가들도 경찰에 외부 충격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이 손상돼 불이 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이 완전히 불에 타 정확한 화재 원인은 확인할 수 없었다.

 

전기차 배터리의 자체 결함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벤츠 코리아와 독일 벤츠 본사는 형사 처벌을 피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량 하부에 외부 충격을 줄 만한 운행 이력은 없었고 다른 이유로 리콜을 받은 내역도 없었다. 주차 상태에서는 BMS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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