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 채용’ 제동

고용부 “현행 법령에 어긋나” 반대
市 “기사 처우 개선 우선할 것” 밝혀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외국인을 채용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비전문 취업 비자(E-9)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령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1일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자격 또는 경력 등을 요구하는 전문 직종은 E-9 발급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E-9을 발급하려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버스 운전은 의사소통 및 상황 대처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 사안은 장기 과제로 넘겨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용부는 조만간 이 같은 입장을 국무조정실에 회신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국조실에 규제개혁 차원에서 E-9 발급 대상으로 ‘운수업’을 포함해 달라고 건의했다. E-9 운용과 관련한 정책은 고용부 담당으로 국조실은 고용부에 의견을 물은 상태다.

서울시는 고용부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처우 개선을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마을버스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한 것으로, 비자 업무는 국가 업무라 고용부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지역 맞춤형 비자 제도를 내놨지만,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비자 발급 대상이 아니다.
 

이지민·이병훈·유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