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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더 선명해지는 완주 대둔산 가보셨나요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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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02 11:10:54 수정 : 2024-12-02 11: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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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린 겨울 대둔산 암봉 절경 선사/삼례책마을 책박물관서 ‘전설의 DJ 김광한 팝송전’ 열려/도예복합문화공간 봉강요에선 분청사기 작품 감상·체험

 

대둔산 설경.

몸과 마음이 움츠려 드는 겨울이다.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울창함과 형형색색을 걷어낸 산도 긴 휴식을 준비한다. 겨울을 준비하는 스산한 풍경조차 멋스러운 대둔산과 함께 편안하고 따뜻하게 돌아볼 수 있는 볼거리가 있는 완주를 소개한다.

 

◆바위 능선이 더 선명해지는 겨울 대둔산

 

암봉과 바위에 앉은 설경이 일품인 겨울 대둔산은 절경 그 자체다. 대둔산은 한듬산을 한자로 만든 이름으로 한은 크다는 뜻이며 듬은 두메, 더미 덩이의 뜻을 일러 큰두메산, 큰덩이의 산을 뜻한다.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온 곳이다.

 

해발 878m 우뚝 솟은 최고봉 마천대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바위 봉우리들의 자태가 수려하다.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이 담긴 대둔산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은 수석의 보고이다. 흙보다는 돌멩이가 많은 산, 돌고 돌더라도 오르락내리락 하기보다는 가파른 비탈길이 심한 곳이다. 원효대사는 대둔산을 가리켜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격찬했다고 전해진다.

 

대둔산 설경.

특히, 정상 부근에 있는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놓쳐서는 안 되는 명소.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줄다리를 타면 왕관바위로 간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로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그리고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 신의 조화로 이룬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하기만 하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천등산 하늘벽, 신선암벽, 옥계동 양지바위에서는 대둔산 관리사무소를 통한 사전 신청을 통해 암벽등반도 가능하다.

 

삼례책마을

◆삼례책마을과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책마을은 고서점과 헌책방, 북카페로 이루어진 북 하우스와 한국학아카이브, 전시와 강연시설을 갖춘 북 갤러리 등 세 동의 건물로 구성됐다. 특히 고서와 기록, 수집에 관심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 같은 완주 여행지다. 삼례역에서 도보로 가까워서 젊은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삼례책마을은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 사이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과거의 양식창고가 현재의 지식창고로 이어지고 있는 아주 의미 있는 공간이다. 양식창고가 지식의 창고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세미나, 전시회, 음악 공연, 북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삼례책마을 ‘전설의 DJ 김광한 팝송전’ 

현재 삼례책마을 책박물관에서는 ‘전설의 DJ 김광한 팝송전’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60~90년대까지의 음반 8000여장과 유명 가수 사진, 인터뷰 녹음테이프, CD, 방송원고, 음악 도서, 음향기기 등 2만여 점이 전시된다. 김광한의 방송 육성 녹음 파일을 다시 들을 수 있는 추억의 ‘골든팝스’도 상영한다. 전시는 2025년 4월 14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삼례문화예술촌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수탈의 상징인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켜 역사적 의미와 문화가 공존하는 삼례만의 독특하고 절묘한 공간을 형성했다.

 

삼례양곡창고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1926년 설립한 이엽사농장 창고로 추정되며, 완주지방의 식민 농업 회사인 전북농장, 조선농장, 공축농원과 함께 수탈의 전위대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1914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삼례역 철도를 이용해 군산으로 양곡을 이출하는 기지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와 더불어 군산 일대 조석 간만의 차가 커서 만조 시에 삼례 비비정마을까지 바닷물이 유입되어 들어오면 배로도 양곡을 수탈하였다고 전해진다.

 

삼례 양곡창고는 1920년대 신축되어 2010년까지 양곡창고로 사용되다가 저장기술 발달 등 환경 변화로 기능을 잃게 되었다. 2013년 6월 5일 문화와 예술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담은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재탄생 하게 되었고, 2018년 3월 3일, ‘삼례를 세계로!, 세계는 삼례로!’ 라는 슬로건을 목표로 삼아 새로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개관 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지어진 건물 양식과 흔적이 보존되어 있어 예술촌 내부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위봉산성.

◆‘사진명소 트리오’ 위봉산성·위봉사·봉강요

 

위봉산성은 1675년(숙종 1)에 7년에 거쳐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전라감사 권재윤이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영정, 조경묘의 시조 위패를 옮겨 봉안하기 위해 전주 근처에 험한 지형을 골라 성을 축조했다. 실제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주부성이 점령되자 영정과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 성은 당초 폭 3m, 높이 4~5m, 16km 둘레로 만들어져 3곳의 성문과 8개의 암문이 있었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동·서·북 3개문 중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데, 이 역시 문 위에 있던 3칸의 문루는 붕괴되어 사라지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현존한다. 실제 걸을 수 있는 구간은 도로에서 보이는 게 전부다.

 

위봉사.

위봉산 자락에 위치한 위봉사는 소양면 대흥리 위봉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자리하고 있다. ‘추출산위봉사’라고 적힌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 위봉사 경내로 들어선다. 깊은 산속의 사찰인데도 마당이 평탄하고 널찍하다. 대웅전 용마리에는 청기와가 고색창연하게 박혀있다. 보광명전 앞에 서 있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고찰의 품격을 말해준다. 비구니들만의 도량인 위봉사는 절제의 미학이 엿보인다. 사찰 내부 건축물의 배치나 공간 구성 어디에도 과장이나 허세가 보이지 않는다. 팔작지붕으로 유명한 보광명전 지붕의 용마루와 위봉산의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 자락의 조화가 절묘하다.

 

봉강요.
봉강요.

고즈넉한 위봉산 자락에 위치한 봉강요는 전북명장으로 선정된 도예가 진정욱 대표가 운영하는 도예복합문화공간이다. 2024년 전라북도 치유관광지로 선정된 봉강요는 자연 속에서 쉬고, 느끼고, 힐링 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조용한 산속 깊은 미술관에서 다양한 작품도 감상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봉강요의 시그니처는 도장을 이용해 점토에 찍는 ‘인화문기법’을 사용한 분청사기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도자기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다. 미리 준비된 도장을 이용해 무늬를 담아낼 수 있다. 체험은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작품이 완성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봉강요는 한적한 숲에서 여유롭게 자연을 느껴보고, 세상에 하나 뿐인 도자기도 만들 수 있는 완주힐링여행 코스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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