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4일 서울 대학가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연쇄적으로 터져 나왔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성명을 발표하며 “불의에 항거하는 4·19 민주 이념을 무참히 짓밟은 행위를 규탄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총학생회는 비상계엄 선포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헌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기꺼이 저항하고 불의를 타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5일 오후 5시 관악캠퍼스에서 전체 학생총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학생총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재학생의 10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회는 임정묵 교수회장 명의로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며, 최근 발생한 정치적 사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임 회장은 성명서에서 “한밤중에 발생한 정치적 사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헌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을 신속히 종식하기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또한 “이 사태로 인해 학교의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방해하는 어떤 조치도 평교수들은 강력하게 거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고려대학교에서도 교수와 연구자 370여 명이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및 탄핵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해 지식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현 정부의 행태에 대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고려대학교 내에서는 “대통령이 제1공수특전여단을 국회에 투입한 것도 모자라,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저지했다. 그 자체로 내란죄”라는 주장을 담은 실명 대자보도 붙여졌다.
서강대학교 학생들은 ‘청년 서강 학생 일동’으로 실명 대자보를 냈다. 온라인에 올린 글에는 “대통령은 당장 국민의 뜻에 따르라. 비상계엄을 철회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명단에 이름 올리는 학생들은 이날 오전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도 학생 108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역시 재학생 및 동문회 명의로 선언문을 발표하며 윤 대통령에게 계엄선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숙명여대와 건국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도 5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발표될 예정이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반정부 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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