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단일화… 강태선도 취지 공감
경찰, 李 수사 속도… 사무실 등 압색
‘스포츠 대통령’이라 불리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연임에 도전하는 이기흥(사진) 현 회장과 이를 저지하려는 ‘반이기흥 연대’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등 출사표를 던진 후보 4명이 단일화에 원칙적 합의를 이루면서 이 회장의 3선 도전에 장애물이 생겼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8명 중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과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 전 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입을 모았다. 이날 회동에선 후보들이 단일화 필요성을 확인했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했다.
단일화에 합의한 후보들은 2시간여 회의 뒤 두 가지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과 체육인들이 원하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며 “단일 후보는 후보 등록 하루 전인 12월23일까지 근소한 입장차를 해소한 뒤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부적인 사안을 조율하기 위해 수차례 더 만나기로 했다.
회동 다음날인 18일 체육회장에 출마한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도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단일화는 체육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와 공정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 전환점이다. 어제 단일화 모임에서 협의한 정신과 목표는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머리를 맞댄 이유는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는 이 회장의 낙마를 위해서다. 앞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선 연임 승인을 받아 조만간 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 회장은 각종 논란으로 수사당국의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점검 결과 직원 부정채용 및 물품 후원 요구(금품수수 등),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의혹이 드러났다. 수사 의뢰를 받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체육회 사무실과 충북 진천선수촌을 비롯해 이 회장의 주거지까지 동시에 압수수색해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 회장을 향한 여론도 부정적이지만, 체육계에 전방위적인 권한을 행사했던 만큼 투표에서 가장 앞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진행된다. 이 회장은 23일을 전후해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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