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反이슬람’ 극우성향 이민자
범행 전 SNS에 “큰일 생길 것” 예고
독일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용의자는 독일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한 반(反)이슬람 극우주의 성향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로 독일 정부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경찰 당국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7시쯤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야외 시장에 BMW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돌진했다. 현장 영상에는 인파가 가득한 상점 거리에 차량 한 대가 들어선 뒤 400m 이상을 그대로 내달리는 모습이 촬영됐다. 피해자들이 차량에 치여 바닥에 쓰러진 모습도 담겼다.
작센안할트주 당국은 21일 이번 사건으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41명은 중상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9세 어린이도 포함됐다.
당국은 용의자 탈렙 알압둘무센(50)을 현장 인근에서 체포하고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마그데부르크 검찰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난민에 대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낸시 페저 내무장관은 “범인이 이슬람 혐오주의자라는 사실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다가 2006년 독일로 이주한 뒤 2016년 영주권을 얻고 심리치료 의사로 일해왔다. 그는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박해받는 여성들의 망명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반이슬람 성향을 보였다.
용의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총 사진과 함께 “독일이 국내외에서 사우디 출신 망명자들을 사냥하며 삶을 파괴한다”, “독일이 유럽을 이슬람화한다”고 적었다. 또 범행 이전 SNS에 “뭔가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범행을 예고하는 글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정부가 독일 당국에 용의자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실도 드러나며 당국이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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