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치기’ 현행범 17명…20·30대 다수
복귀하던 공수처 차량 파손, 기자 둘러싸고 몸싸움도
약 5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 법원 일대는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20명 가까이 법원 안으로 담치기하고, 법원 내에서 경찰과 도주극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오후 6시50분까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법원을 둘러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내내 영장을 기각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법원 안으로 월담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24분쯤 남성 1명이 서부지법 후문 담장을 넘어 청사 부지로 침입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남성은 “빨갱이가 죽든 내가 죽든 끝장을 보겠다”며 “대통령님을 구속하려 하고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고 외쳤다. 이어 “공산주의에 맞서서 우리 대통령님을 지키고 우리나라를 지키고 우방국들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6시20분쯤 어두워진 틈을 타 16명이 추가로 법원 내부로 들어왔다가 체포됐다. 대부분 20·30대로 보였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은 경찰이 다른 곳을 보는 틈을 타 도망쳤다. 도주 중 지하주차장 지붕 위로 올라가는 아찔한 장면도 목격됐다. 이 남성은 금방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이날 법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현상도 벌어졌다.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은 최대 4만4000명에 달했는데, 질서 유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 1만2000~3000여명과 뒤엉켰다. 많은 인파로 오후 4시8분부터 17분까지 약 9분간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차량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공수처로 복귀하던 중 법원 근처인 공덕역 주변에서 시위대에 의해 파손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날 오후 8시쯤 영장심사를 마치고 공수처로 복귀하던 검은색 승합차 2대가 시위대에 의해 둘러싸였고, 일부 시위대의 공격으로 타이어 바람이 빠지는 등 차량 일부가 훼손됐다.
공수처는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방해 행위로 공수처 직원들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경찰에 채증자료를 토대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법원을 나가는 기자들을 향한 공격도 있었다. 서부지법에서 공덕역으로 가는 방면 길목에서 일부 시민이 “저기 MBC다!”라고 하자, 시민들이 몰려들며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MBC 기자로 추정되는 여성 한 명을 데리고 경찰 버스 안으로 급히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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