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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 거래액 역대 최대…국제가보다 20% 비싼 ‘김치 프리미엄’

입력 : 2025-02-16 17:30:00 수정 : 2025-02-16 22: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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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치솟자 투기 수준 치달아

해외보다 20% 비싸 괴리율 ‘역대 최고’
하루 거래대금 1350억원 돌파 ‘최고치’
1㎏ 금 현물 거래도 이달들어 4배 폭증
수요 폭발에 일부 대량 사재기 겹친 탓

월평균 2t 매매 銀, 개인이 한번에 주문
금 이어 실버바도 품귀… 공급중단 사태
전문가 “급격 조정 우려 신중 접근해야”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국내 금 투자 열풍이 투기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KRX금시장)에서 하루 금 거래액이 1350억원을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 사재기 열풍에 한국 금 가격이 국제 금값보다 20% 이상 비싸지는 등 가격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비트코인처럼 금값에도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 품귀 현상으로 시중은행에서 골드바 판매가 중단된 데 이어 실버바까지 공급이 중단됐다.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외벽에 부착된 골드바 사진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KRX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루 금 거래대금은 1351억원으로 거래소 금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24일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RX금시장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주식처럼 금 거래를 할 수 있다.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고, 원하면 실물 인출도 가능하다.

 

금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5일 1088억원으로 처음으로 하루 1000억원을 넘어섰다. 1㎏짜리 금 현물의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51억원이었으나 2월은 893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KRX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20% 넘게 비싸지는 등 ‘괴리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괴리율은 국제 금 시세를 100%라고 봤을 때 국내 금값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날 1㎏짜리 금 현물의 1g당 종가는 16만3530원으로, 국제시세 13만6130원보다 20.12% 비쌌다. 괴리율은 120.12%다. 100g 종목의 종가는 23.69% 높아 괴리율은 123.69%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오며 1월 괴리율은 평균 102% 안팎이었지만, 이달 들어 110%를 넘고 있다. 2월을 제외한 직전 괴리율 최대치는 지난해 10월24일 108.54%였다.

 

KRX금시장 관계자는 “금시장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형성되는데 공급보다 수요가 워낙 많아서 시장가가 오르면서 괴리율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도매상점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금융권에서는 금값에도 비트코인처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지적한다.

 

금값을 끌어올린 것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폭증한 것도 있지만 일부 대량 사재기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제련업계 관계자는 “시중에서 개인 고객의 수요도 많지만 최근 거래가 급증한 KRX금시장에 금이 많이 유입되고, 시세 차익을 노린 브로커들이 대량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동작구 한국금거래소 동작점에 실버바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골드바에 이어 실버바 품귀 현상도 일부 고객의 ‘싹쓸이’에서 비롯됐다.

 

한국금거래소는 이날 실버바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신한, 우리, 농협은행은 당분간 실버바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한국조폐공사가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 지 불과 3일 만에 실버바까지 동난 것이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연간 물동량 80t 중 실버바가 월 평균 2t을 차지한다”며 “그런데 이틀 전 한 개인 고객이 2t을 주문하고, 직영점과 가맹점, 금융권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3일 만에 총 3t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골드바는 10g, 100g짜리 수요가 많은 반면 실버바는 1㎏짜리가 가장 많이 판매된다. 실버바는 1㎏이 현재 180만원 정도로, 개인 고객이 구매한 2t의 실버바는 36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금 현물 가격 괴리율이 커진 만큼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5년에도 금값이 오르다 급락한 바 있다.

 

신한은행 프리미어 PWM잠실센터 함박눈 PB팀장은 “단기 급등하면 반발 매도나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라 급격하게 조정받을 수 있는 만큼 투자 관점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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