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 중 일부는 여론조사 업체
일각선 “정보 악용 가능성” 지적
“사업목적 무관 정보수집 위법 소지”

“탄핵 반대 서명 했어요? 젊은 친구부터 나서서 해야지.”
1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스태프’(STAFF)라고 적힌 주황색 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탄핵 반대를 빌미로 각종 신청서를 내밀었다.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 앞까지 약 10분 거리에서 기자가 받은 신청서만 5장. 전 목사의 지역 조직인 자유마을부터 전 목사 자녀들이 운영하는 자유일보, 대국본의 회원 신청서 등까지 종류는 다양했다.
이들 신청서(사진)에는 모두 ‘개인정보 수집, 이용 및 제공에 동의하라’는 조항이 달렸다.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대상은 광화문온, 리더스프로덕션, 라이피스, 원어스마케팅, 자유일보, 더피엔엘(알뜰폰 퍼스트모바일), 퓨리턴컴퍼니, 사랑제일교회, 설교학교, 자유마을, 엔제이브릿지, 엔제이어스, 청년사업단, 국민노조, 제3국민연금, 전지연, 자교총 등 17개 대국본 제휴단체다. 신청서를 하나라도 작성하는 순간 전 목사 관련 업체들에 개인정보가 일제히 공유되는 셈이다.
17일 세계일보가 법인 등기부등본 조회를 통해 이들 업체를 살펴본 결과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광화문온, 더피엔엘, 리더스프로덕션은 ‘여론조사 연구 자문 및 조사정보 데이터베이스업’을 사업목적으로 한 업체였다. 엔제이브릿지, 엔제이어스 등 일부는 콜센터 사업을 등록했다.
전 목사가 보수집회 참가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배경이 마케팅뿐 아니라 여론조사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가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성명, 휴대전화번호, 주소, 성별, 생년월일로 일부 신청서엔 ‘필수’라고 명시됐다.
지지자들은 애국을 이유로 전 목사에게 개인정보를 넘겼다. 한 영업사원은 “헌금한다고 생각하라”며 “목사님은 (집회에 연) 1000억원이 들어가는데 무슨 죄가 있어서 혼자 그걸 감당하나. 애국 국민들이 서로 십시일반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 자녀가 운영하는 알뜰폰에 가입한 곽모(84)씨는 “(전 목사에게) 보탬이 될 거 같아서 가입했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 나라를 위해서 후손들을 위해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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