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VR 등 첨단기술 활용 창작
“예술과 기술 사이 새 대화 촉진
예술가의 역할 재정의해”평가

LG는 올해의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사진) 작가가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인이 해당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세계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맺은 ‘LG 구겐하임 아트·테크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올해 3회차를 맞았다.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작가에게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한다.
해당 어워드는 매해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등으로 새 심사단을 꾸려 공정성을 기했다. 올해는 북미·유럽·아시아 3개 대륙에서 선정된 5명의 심사위원이 3개월간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심사단은 “김 작가는 전통 기법과 혁신 기술을 융합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탐구하고, 예술과 기술 사이 새로운 대화를 촉진한 연결자로서 예술가의 역할을 재정의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작가는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생성형 AI와 대화하며 작품 시나리오를 만들고, AI가 만든 그래픽을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는 등 기술을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술 표현의 핵심요소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로, 미래도시 서울을 달리는 여성 라이더들과 AI의 상호 작용을 그렸다. 그중 2022년 작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게임 엔진과 자율주행 핵심인 라이다(LiDAR) 스캔, 3차원(3D) 모델링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AI에 종속되는 삶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 작가는 “예술가가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에 잠재된 가능성을 탐구하고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작품활동에서도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술을 활용해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김 작가의 작품에 대해 “디지털 시대의 시간과 인간의 경험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고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드러낸다”고, LG 관계자는 “신기술을 접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을 고려해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바를 세심하게 고민하는 LG와도 공명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수상 축하 행사는 5월8일 뉴욕 현지에서 개최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