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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싹김치'에 이어 'Sexy food'까지… 'Chill'한 MZ 유행어를 '낉여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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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7 16:17:24 수정 : 2025-02-27 16: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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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MZ 용어의 등장에 그 의미와 어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클립아트 코리아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말)’ 사이에서 다양한 ‘밈(MEME)’과 유행어가 생산되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MZ 세대와의 소통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MZ 유행어’를 모른다면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회사와 학교, 모임 자리에서까지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MZ 유행어를 사용했는데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면 구구절절 그 어원과 뜻을 설명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유행어는 한국인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경험에서 나오는 느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길게 말하지 않아도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유행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싹싹김치’가 온라인상에서 확장되며 그 어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클립아트 코리아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싹싹김치’는 기분이 좋거나 일이 잘 풀릴 때 사용하는 용어다. 

 

유튜브 ‘주라버니’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며 널리 퍼졌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을 때 “나 완전 싹싹김치”, “너 오늘 싹싹김치다” 등으로 쓰이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1월 23일부터 2월 24일까지 ‘싹싹김치’ 관련 검색어는 120%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뉴뉴매거진’에 싹싹김치 관련 뜻을 정의해 놓은 게시물은 약 2만회 이상 공유됐으며 약 1만1000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Sexyfood’를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이미지들. 인스타그램 캡처

‘Sexy food(섹시 푸드)’도 최근 등장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섹시푸드’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닌, 비주얼, 맛, 식감, 분위기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음식을 뜻하는 MZ 신조어이다. 

 

인스타그램에서 ‘sexyfood’ 해시태그는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약 27만1000개에 이른다. 주로 음식 사진에 해시태그된 ‘sexy food’는 음식점의 마케팅 용어로도 사용되며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hill Guy’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이미지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Chill Guy’ 이미지 캡처

차갑다, 진정하다 등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 ‘Chill(칠)’은 그 어원과 비슷하게 ‘편안한’, ‘문제없는’, ‘(그리하여) 멋진’, ‘좋은’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Chill과 함께 자주 사용되는 ‘Chill guy(칠 가이)’는 ‘느낌 좋은 사람’ 등을 뜻하며 특유의 이미지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Chill guy’를 검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관련 해시태그를 이용해 게시글을 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자신을 ‘Chill guy’라고 소개하는 MZ들이 늘어나면서, ‘Chill guy’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24만5000개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Chill’과 다양한 단어를 합성해 파생된 새로운 유행어가 사용되는 모습도 다수 보인다. 

한 유저가 ‘우울을 이겨내는 방법’의 일환으로, 유사한 발음의 단어를 반복해서 사극 어조로 읽으라는 농담조의 글이 확산하며 ‘차려오거라’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X 캡처

한 X(엑스, 옛 트위터) 유저가 ‘새로 찾아낸 우울, 무기력을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올린 사진이 많은 인용·리트윗을 받으며 그 단어가 변형, 사용된 사례도 있다.

 

해당 사진 속 중세 기사의 마지막 말인 ‘차려오거라’가 ‘낉여오거라’라는 신조어로 이어졌다. 한 엑스 유저가 강아지와 모바일 게임 화면을 합성한 사진이 새로운 유행이 된 것이다. 

‘차려오거라’ 유행어에 이어, 한 엑스 유저가 합성한 사진이 새로운 유행을 만들었다. ‘불닭볶음면’을 ‘끓여오라’는 대신 ‘낉여오라’고 말해, 음식을 가져오라는 말을 할 때, ‘낋여오거라’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X 캡처

‘낉여오거라’가 X에서 확산세를 보이자, 삼양푸드 ‘불닭볶음면’의 X 공식 계정에서도 해당 용어를 사용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낉여오거라’를 사용한 삼양푸드 ‘불닭볶음면’의 공식 X 콘텐츠. X 캡처
삼양푸드 ‘불닭볶음면’의 공식 X 계정. X 캡처

‘불다기불닭 불닭어 불닭스딱스 불다르크불닭기우가 불디기불닭어 불닭가티불다기온앤 온’이라고 적은 해당 게시물은 약 1만8000회의 리트윗과 2만6000회의 좋아요가 눌리며 관심을 끌었다.

 

MZ 유행어가 온·오프라인에서의 유대감 형성에 기여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MZ 유행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SNS에서의 활동 영역이 좁아진다는 걱정의 시선도 적지 않다. 

 

한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하나의 유행어가 등장하면 그걸 이용한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유행어가 등장한다”며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유행하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유행하는 밈을 이용해 온라인 광고 기획을 마쳤는데, 다른 회사에서도 다 비슷한 맥락으로 쓰고 있더라”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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