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법에서 폭력 시위를 벌이다 구속 기소된 74명 중 일부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자유청년 변호인단’ 소속 유정화 변호사에 따르면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30대 남성 A씨는 생계가 힘들던 와중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후원이 이어졌다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전달했다.

A씨는 “다니던 직장은 퇴사했다. 일하지 못하는 동안 생계가 막막했고, 나중에 풀려났을 때 취업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의 후원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는 이들에게 ‘석방되면 취업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도 한다.
그는 “처음 영치금 영수증을 받았을 때 한 분 한 분의 성함과 응원 메시지를 간직하고자 모아뒀는데, 지금은 영수증이 셀 수 없이 많아져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진땀 빼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님 말씀처럼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서 지낼 만하다. 석방 이후 따로 도움 주겠다고 연락하시는 분들과 직장 문제를 해결해 주시겠다는 분도 많아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몇몇 시민이 구치소를 찾아와 영치금을 넣거나 정기적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계좌가 다 차서 다른 계좌로 영치금을 옮겨놓은 수감자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서부지법 난동에 가담한 피고인 63명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0일 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이들은 ‘자유청년 변호인단’의 조력을 받고 있다. 수감자들은 변호인단에 “저희 때문에 대통령님 지지율이 혹시 떨어지지 않았느냐” 등 윤 대통령의 안전을 우려 중이라고 유 변호사는 전했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로 구속된 피의자들에게 영치금을 보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애국국민’에게 보낸 서신에서 서부지법 폭력 사태 피의자들을 ‘애국전사’로 칭하며 “이 청년들은 비록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분들의 구국정신과 애국심은 오래오래 기억되도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감된 피고인과 이들의 가족들은 ‘난입 사태에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서부지법에 계속 제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20여명이 반성문을 제출했는데, 이달 기소된 ‘서울대 증권맨’ B(37)씨의 가족은 “단순 호기심에 구경 갔다가 인파에 휘말렸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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