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52일 만에 석방돼 관저로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은 측근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밀착 경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 모인다.

1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52일 만에 관저로 돌아온 지난 8일 반려견들을 안아주며 반갑게 인사한 뒤 김건희 여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강의구 제1부속실장, 김성훈 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는 반려견들을 데리고 내실로 들어가 휴식을 가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건강은 이상 없다.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며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게 많은 곳이다.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자리에도 동참한 김 차장은 지난 8일 오후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올 당시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경호·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로 돌아간 만큼 김 차장을 비롯한 경호처 인력은 예전처럼 다시 윤 대통령을 24시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에 대한 경찰의 구속수사 시도에 윤 대통령의 석방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 반려에 막혀 김 차장과 이 본부장 신병 확보에 애를 먹어 왔다.
그러나 지난 6일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김 차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경찰은 조만간 김 차장에 대한 네 번째 구속영장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김 차장 등이 불구속 수사의 이유 중 하나로 ‘대통령 경호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복귀 첫날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일부를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과거 구속 기소당했던 분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런 분들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정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윤 대통령이 석방 후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길 바란다”고 한 당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이 취소되면서 윤 대통령은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진 않지만, 당분간 관저에 머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관계자, 변호인단 정도로 접촉면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 있을 수 있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석방과 관계없이 업무에는 복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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