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투쟁에 “이젠 멈춰달라”
대통령실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리고 분신한 지지자 유족을 만나 윤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석방 이후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왔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만에 사실상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20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전날 숨진 70대 지지자 권모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유족들에게 윤 대통령의 위로 뜻을 전했다. 참모들은 유족에게 “대통령께서 비보를 접하고 정말 가슴 아파하셨다”며 “아버님께서 남기신 유서도 몇 번이나 읽어보셨다. 아버님 뜻 잘 받들겠다”고 했다. 유서에는 자신은 젊어서 진보주의자였으나 나이가 들면서 종북세력의 음모를 알게 됐고, 야당과 헌법재판소가 공산주의의 동조자라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권씨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야당과 헌법재판소 등을 비난한 뒤 ‘윤석열 대통령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유인물을 뿌리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인요한·서명옥 의원을 통해 탄핵 반대를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인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에게도 단식 중단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결과가 아무리 중요해도, 여러분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으니 부디 단식을 멈추시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인 의원은 전날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메시지만 전달받았을 뿐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