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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시간 만에 큰 불길은 모두 잡아 …사망 30명·부상 45명 최악 인명 피해 [영남 산불 주불 진화]

입력 : 2025-03-30 19:06:26 수정 : 2025-03-31 0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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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산불’ 축구장 6만여개 면적 태워
경찰, 의성 산불 실화 혐의 50대 입건

경남 산청에서 처음 발화해 하동·진주, 지리산국립공원으로 급속도로 번졌던 산불이 30일 진화됐다. 산불 발생 213시간 만이다. 이로써 27일 오후 8시40분 주불이 진화된 울산 울주 산불과 28일 오후 5시 진화된 경북 북부 5개 시·군 산불에 이어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영남권을 휩쓸었던 대형 산불이 모두 꺼졌다.

30일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연합뉴스

산림당국은 30일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산청과 하동 지역의 모든 주불이 진화되었다”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파악된 영남권 산불영향구역은 약 4만8240㏊이다. 축구장(7140㎡)의 6만7300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또 주택 약 4000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000여건 등 시설 피해도 컸다.

 

산청 산불이 처음 발생한 21일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발빠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강풍으로 산불 규모가 삽시간에 커지며 23일 인근 하동 옥종면을 거쳐 25일에는 진주 수곡면까지 불길이 번졌다. 진주지역 산불은 발화 2시간 만에 꺼졌지만 산청·하동 산불은 태풍급 강풍에 따른 비화(飛火) 현상 등으로 확산하다가 26일 산청군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일부에까지 번졌다. 특히 지리산권역의 경우 경사도가 40도에 달하는 험준한 지형과 순간풍속이 초속 10∼20m에 달하는 강풍 등의 요인으로 진화가 늦어졌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산불진화헬기로 많은 물을 투입했으나 불이 낙엽층 아래에 있기 때문에 꺼진 산불이 되살아나는 일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지리산권역 낙엽층은 최대 깊이 100㎝에 무게만 ㏊당 300∼400t에 달했다. 산림청 특수·공중진화대 등 진화대원들이 밤샘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날 주불을 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영남권 산불 피해는 인적·물적 규모로 역대 최악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30명, 부상 4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로 불에 탄 시설물은 주택 3511채와 농업시설 2120동, 경북 의성 고운사 연수전·가운루(보물)와 울산 울주 목도 침엽수림, 경북 영양 만지송(천연기념물) 등 국가유산 30개소도 화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불을 낸 50대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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